새해를 맞아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에 있는 화랑 2곳에서 열리는 전시가 눈길을 끈다. 도든아트하우스는 개관 3주년을 기념해 새해 첫날부터 이달 말일까지 '2023 신년초대전'을 개최한다. 강형덕·고정곤·김종열·김채원·신재연·신정순·신찬식·양윤·엄영예·오성만·유태수·이세우·이용애·이환범·임원빈·정혜승·조희경·황은자 등 1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도든아트하우스 개관 3주년 신년초대전 강형덕 등 18명 작가 폭넓은 개성 표현 개관 3주년을 맞는 동안 도든아트하우스가 미술 문화 매개 공간으로써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작가들을 초대한 전시다. 도든아트하우스는 2020년 1월 개항장 골목에 문을 열고 미술의 심미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을 발현하는 다양한 기획과 실천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려 노력하고 있는 하우스갤러리다. 미술 감상에 소외된 계층을 관람객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경력이 단절된 작가를 발굴해 전시장으로 이끌기도 한다. 이창구 도든아트하우스 대표는 "이번 2023 신년 초대전은 다양한 연령층과 표현 장르로 폭넓은 작가군을 이루며 저마다의 창작열과 개성 있는 작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아트 갤러리 '송년 감사 선물전' 열려 유미정 초
아이들은 왜 학교에 가야 할까? 이런 생각쯤은 옛 어른들이라면 다들 해봤을 거라고 Hey가 알려줬다. Hey는 가정용 인공지능로봇이다.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도와주었다. 설거지나 분리수거 말고도 갓난쟁이부터 백 세 노인의 돌봄까지. 단순한 서류정리뿐만 아니라 복잡한 서류를 직접 꾸려내기까지. Hey는 나날이 똑똑해졌다. 그래서 현재 2100년에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 인간 선생님보다 ‘헤이로봇’이 더 똑똑하니까. “Hey, 내가 초등학교에 다녔다면 몇 학년이야?” “순이님은 3학년입니다.” “그래? 나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을까?” “네, 순이님은 인싸니까요.” “인싸?” 이럴 수가! 인싸라니! 외할머니가 또 언어 설정을 바꿔 놨나보다.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학교에 다녔던 외할머니, 김희율. 나는 희율이란 이름도 인싸나 아싸란 말도 전부 촌스러웠다. 하지만 내 이름 ‘순이’가 외할머니의 할머니뻘쯤 되는 시대에서 흔했던 이름인 걸 알았을 때에는 기분이 많이 이상했다. 아무튼 나는 Hey의 언어 설정을 되돌려 놓았다. 그리고 나와의 관계를 친구모드로 바꿨다. 딱딱했던 Hey는 곧바로 해맑게 웃으며 친근하게 팔짱을 꼈다. “순이야, 우리 떡볶이 먹
남자의 두꺼운 손이 소년의 머리를 치던 날, 쇠기둥에 이마가 깊게 패었다. 핏물이 눈물처럼 소년의 얼굴로 흘러내렸다. 피를 닦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자가 저쪽 나라로 떠났다는 사실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믿을 수 있었다. 소년은 여자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결심했다. 낯선 곳에서부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밤새 멈출 것 같지 않았던, 어둠을 뚫고 쏟아지던 눈은 이제 흰 빛으로만 남았다. 이마를 덮은 젖은 머리칼이 바람에 날린다. 바람은 남동쪽에서 불어온다. 지금 그가 가려는 곳, 그는 고개를 돌려 그곳을 바라본다. 어둡고 거대한 산에 가려진 미지의 공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숲의 냄새가 폐로 스며온다. 발목까지 쌓인 눈이 달빛에 드러난다. 바람은 쉬지 않고 틈새를 파고든다. 주머니 속에서 뻣뻣하게 얼어가는 양손을 빼내 천천히 비벼 본다. 감각이 사라진 손끝에 통증이 밀려온다. 그는 하얗게 눈이 덮인 거대한 나무들 사이에 서 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가지들이 꺾이며 눈 속으로 파묻힌다. 도착할 때만 해도 검게 드러나던 아스팔트 길은 눈에 덮여 사라졌다. 나무들 사이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사내들이 초조하게 몸을 뒤척인다. 사내들이 움직이면
“나는 그림 그리고 색을 만드는 것이 좋아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레인보우에요. 알록달록 색들을 나만의 색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좋기 때문이에요. 내가 만든 색은 참 아름다워요. 나도 참 아름다워요” 2016년생 리틀 아티스트 조유빈 작가 초대전 ‘Color is Beautiful’이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이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블랙, 블루, 옐로우, 핑크 등 색상의 아름다움을 조 작가의 시선으로 나타낸 작품 47점이 선보이고 있다. 조 작가는 “제주도에서 보는 바다색, 예쁜 노을, 주렁주렁 달린 귤, 목장을 달리는 말, 모든 자연은 내가 만든 색으로 더욱 근사해진다”며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마술사”라고 말한다. 1월 3일 열리는 오프닝 리셉션에서 조 작가의 드로잉 퍼포먼스가 준비됐다. 작품 판매 수익금 일부는 제주백혈병소아암협회로 전달할 계획이다.
2023년 계묘년의 수호동물, 토끼 2023년 계묘년의 주인공은 토끼다. 토끼는 십이지 띠동물 가운데 넷째로 을묘(乙卯) 정묘(丁卯) ․ 기묘(己卯) ․ 신묘(辛卯) ․ 계묘(癸卯)의 순으로 육십갑자가 순환한다. 십이지의 토끼[卯]는 방향으로는 정동(正東), 시간적으로는 오전 5시에서 7시, 즉 해가 떠오르는 시간과 방위를 지키는 시간신과 방위신이다 토끼는 장수의 상징(an emblem of longevity)이며, 달의 정령(the vital essence of the Moon)이다. 조그맣고 귀여운 생김새, 놀란 듯이 쫑긋 세운 양쪽 귀를 가져 연약하고 선한 동물로 보이지만, 토끼는 영특하고 슬기로운 꾀보, 꾀쟁이다. 옛사람들은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약 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리며, 토끼처럼 천년만년 평화롭게 풍요로운 세계에서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살고 싶은 이상세계(理想世界)를 꿈꾸어 왔다. 달의 정령이자 장수의 상징, 토끼 토끼는 달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토끼는 달 속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고 있다. 계수나무는 아무리 잘라도 잘라도 다시 살아나는 불사목(不死木)이다. 계수나무 아래에서
2023년에도 K콘텐츠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한국 영화·드라마는 해외 시상식을 휩쓸 정도로 세계적인 ‘주류 문화’로 떠올랐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확대로 K콘텐츠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영상 도시’를 외치는 부산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한국은 세계 콘텐츠 기업 격전지가 됐고, 전국 지자체는 ‘콘텐츠 도시’를 표방하며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부산에는 성장을 이끌 매력이 많지만, 변화 없이 ‘장밋빛 미래’만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은’ 영화·영상 도시 부산은 전통적으로 매력적인 촬영지로 꼽힌다. 푸른 바다와 수려한 산, 새로운 도시와 구도심까지 다양한 배경을 두루 담을 수 있다. 부산영상위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영상물은 총 1754편이다. K콘텐츠 세계화와 OTT 콘텐츠 확대로 실질적인 촬영 빈도도 높다. 부산영상위는 2022년에만 영화·영상물 138편을 부산에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에는 역대 최다 편수인 142편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1년(60편)과 비교하면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한반도의 끝 제주, 세계를 향한 시작이다 1. 아세안 국제교류 확대 제주특별자치도는 한반도의 끝이지만 세계로 향하는 시작이기도 하다. 사드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던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수출과 관광, 경제, 문화, 국제교류 등 국제관계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 제주의 국제적인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아세안’이 떠오르고 있다.【편집자 주】 제주도는 2002년 국제자유도시, 2005년 세계평화의 섬 지정, 유네스코 3관왕 등으로 세계의 이목을 받으면서 동북아시아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와 관광, 문화, 국제교류 등에서 중국 편중이 심화되면서 각종 국제적인 변수에 따라 지역사회 전체가 흔들리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와 관광, 국제교류 등을 다변화하고, 국제관계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도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아세안과 중동, 환태평양으로 국제관계를 확장하는 ‘아세안+α’ 정책을 제시하고, 수출지역 다변화와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 국제관광시장 확대, 교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지역과의 국제관계 확대를 위
전북은 1970년대 농경사회가 막을 내린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며 낙후를 거듭했다. 전북을 뺀 거의 모든 자치단체가 광역시를 배출해 성장할 때도 전북은 들러리 역할을 했다. 전북의 경제적 낙후는 필연적으로 정치력 약화로 이어졌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말은 전북도민들의 심경을 대표하는 말이 됐다. 2022년에도 전북 현안들은 답보상태에 머물거나 오히려 추진에 어려움이 더해졌다. 전 정부의 미해결 과제를 새 정부가 잘 처리해줄 것으로 믿었던 도민들의 상처도 그만큼 커졌다. 2023년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미완의 전북과제를 짚어본다. 내우외환 새만금 전북발전의 희망으로 여겨지는 새만금 개발이 30년째를 맞으면서 애증의 대상이 됐다. 1987년 ‘선거용’으로 시작해 2022년까지 정치인들의 ‘선거용’ 도구라는 비판을 받아온 새만금은 도민들에겐 애증의 대상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국가차원에선 효율성을 이유로, 지역 내부에선 환경을 이유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새만금 신항만은 다른 지역 주요 항만에 비해 그 규모와 청사진이 미약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됐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문제점이 드러나며 위기에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 부산이 내건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의 주제처럼 개최 도시 낙점을 향한 부산의 항해는 오는 11월 지속과 중단의 갈림길에 놓인다. 2014년 8월 부산시에 처음 엑스포추진단이 설치되고, 2019년 5월 국가사업으로 확정되기까지 5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부산은 마스터플랜 용역(2020년 6월), 유치신청서 제출(2021년 6월)에 이어 지난해 9월 유치계획서를 내놓고 본격적인 교섭 활동을 벌여 왔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11월 개최 도시 결정이라는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시는 새 정부의 국정 과제인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은 물론 부산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의 프로필’이 바뀌는 ‘기회의 시간’이 도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 시와 부산시의회는 물론 대기업과 민간단체까지 모두 나서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3~7일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현지 실사와 6월 말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 주요 공식 일정이 올해 상반기로 정해져 정부와 시는 이 기간 회원국 득표 활동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회원국의 지지 결정에 마지막
2023년 새해를 맞아 대구경북신공항(TK신공항)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다시 지역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의 정쟁 속에 논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국회 의결은커녕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조차 받지 못한 탓이다. 이에 따라 TK 정치권과 지방정부가 연초에는 특별법에 집중해 조속한 본회의 처리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연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신공항의 민간공항 부분에 대한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조사 결과가 오는 3월에 나오는 만큼 ▷1월 법안 통과 ▷2월 사전타당성조사 반영 ▷3월 발표의 로드맵이 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연초는 '사전타당성조사 결과에 지역민이 염원하는 충분한 규모의 민간공항 구상을 반영시킬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특별법상 TK신공항은 유사시 인천국제공항 대체공항이자 중남부권 중추공항 역할을 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그 선결조건이 3.8㎞ 길이 활주로와 화물터미널 등 중추공항으로서 통합신공항의 지위나 규모를 사전타당성조사에 반영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1월 특별법 통과에 실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