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이나 안료가 아닌 한지로 세상을 그리는 '한지그림 작가' 박승희(59)의 개인전이 23일부터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 한지 그림은 종이로 그리는 그림을 말한다. 염색한 전통 한지를 손으로 하나하나 찢어 밀가루 풀로 붙여서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의 작품이다. 붓으로 그리는 것이 아닌 손으로 찢거나 뜯어 붙이는 만큼 한 작품에 2~3개월이 걸릴 만큼 고된 작업이다. 박승희는 이번 전시에서 꽃과 나무 등의 자연, 도시의 모습을 '그린'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제작 기간이 수개월이 넘게 걸리는 대형작품도 다수 전시된다. 충남 당진 출신인 작가는 1987년부터 인천에 정착해 살고 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유명 화장품 회사에서 '컬러 컨설턴트'로 일했다. 1997년부터 한지그림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4차례의 개인전과 20여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인천 중구에서 '갤러리 지우'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에는 '박승희 한지그림 작품집'을 냈고, 동시집 '아기염소가 웃는 까닭은'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박승희는 "내 삶의 모습 안에 함께 스며온 소중한 작업은 언제나 변함없는 위안과 평온을 선물로 주었다"면서 "한 장 한 장, 한 올 한 올, 내
강원지역 물가상승률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수출은 급감하는 등 경제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21일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강원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3분기 강원도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분기대비 6.9%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제주(7.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으며 분기별 물가 상승률로는 1998년 4분기(7.6%) 이후로 최고 수준이었다. 상승 폭 확대는 공공요금 인상과 기름값 급등이 이끌었다. 전기·수도·가스요금이 1년 전보다 15.1% 올랐고 석유류 가격도 28.9% 상승했다. 실제 2021년 9월 도내 평균 가스요금은 2만8,432원이었지만 올해 9월 가스요금은 3만2,729원으로 1년 새 4,297원(15.1%)이나 올랐다. 여기에 농축수산물가격(7.7%) 상승도 한몫했다. 지난 9월 배추 1포기 가격은 9,593원으로 1년 전(5,302원)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물가상승은 강원도내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소비의 척도인 소매판매액지수를 보면 대형마트, 전문소매점이 전년 동분기 대비 각각 5.8%, 2.0% 감소했고, 기름값 상승의 영향으로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 판매는 오히려 2.7% 늘었다
올해 제주지역 주택 보유자 9538명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들게 됐다. 정부는 종부세를 부자가 아닌 일반 국민도 낼 수 있는 중산층 세금으로 규정하고 기본공제와 다주택 중과제도 등 시스템 전체를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2년도 종합부동산세 고지 관련 주요 내용을 21일 발표했다. 국세청이 종부세 납세 의무자에게 납부고지서와 안내문을 발송하는 시점에 맞춰 전체 윤곽을 제시하는 것이다. 올해 제주지역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9538명, 고지 세액은 935억원이다. 결정 기준으로 보면 2017년 3462명(40억원), 2018년 4309명(54억원), 2019년 4877명(113억원), 2020년 5242명(108억원), 2021년 7210명(380억원) 등으로 증가 추세다. 지역별 인원 증가율(작년 대비)은 인천(76.1%), 경기(44.2%), 부산(38.6%) 순이다. 제주는 32% 수준이다. 기재부는 이런 상황을 두고 “부자가 내는 세금이 아닌 일반 국민이나 중산층이 내는 세금이 됐다”면서 “종부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가중돼 서민·중산층의 주거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종부세 과세
“오늘 모임은 우리가 고등학생 시절 유신독재에 항거했다는 사실을 단순히 회고하거나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민주화 대 산업화’라는 이분법적 틀을 깨고, 새로운 지향점을 모색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15일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실에서 만난 1972년 11월 22일 전주고 유신반대 시위 주도자들이 한목소리로 내놓은 말이다. 1972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한 10월 유신을 선언하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그해 11월 21일 유신헌법이 통과됐고, 이튿날 당시 전주고등학교 3학년생이었던 소병훈, 채수찬, 최규엽, 박경희, 오용석, 박종영, 최수열 등은 학교운동장에서 ‘유신반대 반(反)파쇼선언문’을 낭독하고, 30분간 교내 시위를 주도하다 경찰에 연행돼 전북도경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일주일 후 학교는 소병훈, 채수찬, 박경희를 제적하고, 최규엽, 박종영, 최수열, 오용석에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이들 모두 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 신분이었다. 10월 유신에 반대한 최초의 데모 주동자이자 제적생이 된 것이다. 2022년 11월 22일. 이들이 유신반대 시위에 나선 이후 50년이 흘렀다. 독재에 항거했던 소년들은 이제
부산 최대 성매매 집결지인 ‘완월동’에 추진되는 민간 사업자의 고층 주상복합건물 건립 계획이 부산시의 북항-원도심 통합개발 종합 계획의 하나인 ‘전략축’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략축은 산복도로 원도심에서 북항재개발 지역까지 유기적인 연결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통경축 역할과 보행 환경 개선 등 지역 재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에 산복도로와 북항재개발 지역 사이인 완월동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주변 지역에도 난개발의 물꼬를 터 산복도로와 북항재개발 지역 간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높이 162.8m, 49층 규모 고층 주상복합건물 건립 계획이 알려진 서구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은 부산시의 부산 북항 통합개발 연계 마스터플랜의 장기 과제 가운데 하나인 ‘남부민축’ 사업지와 불과 400여m 떨어져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2월 발표한 ‘부산북항 통합개발 연계 도심재창조 마스터플랜’에서 제시된 북항 전략축 7개 중 남부민축, 우암축, 중앙축, 봉래축, 영주축은 장기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초량축과 수정축은 북항재개발 2단계 사업 계획에 포함됐고, 지난달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며 본격화하고 있다. 완월동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21일 국회에서 송갑석 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과 회동을 갖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TK신공항 특별법)의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홍 시장은 TK신공항 특별법 연내 국회 통과를 위한 '총력 대응'의 첫걸음으로 '광주 군 공항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송갑석 민주당 의원실을 찾아 국회에서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홍 시장은 "주호영 의원이 지난 8월 제시한 TK신공항 특별법 조항들은 광주 군 공항 특별법의 가이드라인으로 똑같이 적용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를 비롯해 정부·여당은 합의를 봤고, 내일(22일)은 부처간 합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제가 발의한 광주 군 공항 특별법과, TK신공항 특별법은 쌍둥이 법안"이라며 "각 지방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두 법안이 함께 가야 한다고 본다. 그것에 대한 당의 이견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공항 건설 추진에) 정부 여당을 설득하는 데는 시장님이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강대식 의원(동구을)은 TK신공항 특별법의 연내 통과 필요성에 대해 "3월 말 경에 용역 결과가 나오는 데, 이후 사업자 선정 단계
충청권 전통시장이 10여년 새 30곳 넘게 사라지며 골목상권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 등이 갈수록 세력을 확장하며 그 역할을 대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통시장이 유통 구조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요인으로 꼽힌다. 백화점 수요 쏠림과 전반적인 소비 위축 등으로 전통시장을 포함한 슈퍼마켓, 전문소매점 등 지역 골목상권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이며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1일 통계청, 소상공인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2020년 대전·충남·충북 전통시장은 총 143개로, 14년 전인 지난 2006년(176개)보다 33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충남지역은 △2006년 78개에서 △2020년 58개로 14년 동안 20개의 전통시장이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대전은 36개에서 28개로 총 8개가 줄었다. 전통시장 침체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점포 운영에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발간한 '2020년 전통시장 실태조사 보고
불모지나 다름 없는 광주 프리미엄 유통 시장을 놓고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 나선다. 광주 유통계의 터줏대감인 광주신세계는 전국 주요 백화점의 장점만을 뽑아낸 ‘미래형 프리미엄 백화점’을, 현대백화점 그룹은 국내 첫 문화복합몰 개념을 담은 ‘더현대 광주’ 건립 사업 계획서를 21일 광주시에 공식 접수했다. 이와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기자실에서 차담회를 갖고 “지난 9월 7일 복합쇼핑몰 사업계획서 접수를 공식화한 뒤 현대백화점 그룹과 신세계 그룹이 계획서를 제출했다”며 “투명성과 공정성에 기초해 차질 없이 협상 등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주 신세계와 별개 법인인 신세계프라퍼티도 별도로 어등산 내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광주시와 기존 어등산 개발 사업자인 서진건설간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실제 투자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도 우치공원과 어등산 관광단지 등에 놀이공원 롯데월드를 앞세운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 연말내에는 투자 관련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규모 미래형 신세계百 탄생 예고=㈜광
'우울, 고독, 생활고'. 하수명씨의 쉰 아홉 인생을 압축하면 온갖 부정의 단어들로 얼룩진다. 수명씨에겐 지우고 싶지만 지울 수 없고,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5년'이 있다. 11살에 부산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다 전원돼 13살에 안산 선감학원에 수용됐던 그 5년이다. 5년은 59년 삶을 우울에 시달리게 만들었고 평생 외톨이로 고독하게 했으며, 생활고를 겪게 했다.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에 수감된 기억들에서 좀 벗어나야 하는데, 그 생각들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아요. 그때 감정과 생각에 사로잡혀있으니 밝은 생각을 하기 힘들고요. 거기에서부터 내 인생 모든 게 이렇게 (잘못)됐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붙잡혀가 유년기 5년간 수용 생활 탈출후 수십년간 고통스러운 기억 수명씨는 그저 '남에게 민폐 안 끼치고 깨끗이 죽는 것'이 남은 인생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곳에서 있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매 순간 그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랜 시간 기억의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이제는 헤어나오기 힘들 수준의 우울증을 겪고 있다. 가족도 없고, 왕래하는 친구도 없이 홀로 살아온 수명씨는 '당장 먹고 살기 위해' 일감을 찾아다니는 게 인생의 전부다. "선감학원
경남도가 실효성, 유사·중복 등을 이유로 도 소관 12개 센터 폐지·축소를 발표한 가운데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경남지역 청년들을 상대로 청년정책을 지원하는 ‘경남청년센터(청년온나)’가 내달 말 문을 닫으면서 지역 청년 정책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도에 따르면 경남청년센터는 그간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시·군에 운영 중인 청년센터와 프로그램 중복 등의 문제로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돼 계약이 종료되는 내달 말까지 운영된다. 주된 이유는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예산 비효율성 때문이다. 청년센터 한 해 전체 예산(7억8200만원) 중 인건비·임대료·운영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61.8%이고 청년 지원 사업비는 38.2%로 나타났다. 경남청년센터는 경남청년기본조례에 근거해 지난 2019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문을 열었다. 센터는 문화공간·공유오피스·공유부엌·모임공간으로 구성됐으며 △재무·심리상담 △동아리 모임 지원 사업 △청년 프로젝트 지원 사업 △청년 연구자 육성 사업 등 경남 청년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왔다. 경남청년기본조례 16조에는 ‘도지사는 청년정책의 추진을 위해 경상남도 청년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