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을 다룬 대표작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야외공연으로 재탄생해 세종시를 비롯해 4개 지역으로 유통된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에 따르면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유통 협력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야외공연으로 새롭게 재작돼 4개 지역에 유통된다.첫 번째 무대는 오는 6월 5∼6일 세종예술의전당 야외광장. 이후 밀양아리나 성벽극장(6월 17~18일), 진주 남가람문화거리 야외공연장(8월 5∼6일)을 거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광장(9월 9~12일) 등에서 관객을 만난다. ‘시간을 칠하는 사람’(연출 윤시중, 극단 하땅세)은 80년 5월 최후 항전지였던 옛도청과 그 건물에 얽힌 칠장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ACC 예술극장에 ‘움직이는 객석’을 설치해 ,관객이 이야기를 따라 여행하듯 관람하는 경험을 선사해 화제를 모았다.전국 유통을 위해 야외공연으로 재제작한 이번 작품은 기존 장점은 살리되 안정상 문제로 사용하지 못한 횃불, 연막탄 등을 활용해 극적인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기존 작품을 광주만의 이야기에 제한하지 않고 확
1982년 2월 20일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서 슬픈 결혼식이 거행됐다. 80년 5월 항쟁 당시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지켰던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들불야학에서 헌신하다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이었다. 이후 그 해 4월 광주 운암동 황석영 소설가의 집에 문화활동가들이 모였다. 윤상원·박기순 열사를 기리기 위한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의 마지막 삽입곡을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황석영 소설가가 백기완 선생 등의 시집에서 시를 골라 노랫말을 만들고 김종률이 곡을 만들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렇게 제작된 테이프는 전국에 배포됐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입소문을 타고 들불처럼 번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 창작 40주년 기념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특히 행사가 열리는 날이 오는 27일로, 광주 항쟁 최후의 날이었던 27일과 겹쳐 의미가 남다르다.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황풍년)은 오는 27일 오후 4시 ‘임을 위한 행진곡 창작 40주년 기념행사’를 광주극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임을 위한 행진곡’ 탄생부터 미래까지의 마음과 뜻을 모으는 자리다. 과거, 현재, 미래의 순서로 이야기가 진
‘광주 전역이 축제의 마당으로 물든다.’2022 광주프린지페스트벌(프린지)이 5개구 마을 중심의 ‘동네 프린지’와 옛 도청 광장 중심의 ‘민주광장 프린지’ 두 방식이 결합된 참여형 축제로 치러진다.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거리예술축제가 오는 6월 4일 5·18민주광장에서 첫 문을 열고 10월 29일까지 5개월여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것.‘시민, 애술애(愛) 물들GO’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프린지는 마을과 광장을 축제 공간으로 연계해 거리예술을 활성화하고 시민 문화향유를 확대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지역에서 마당극을 30여 년 펼쳐왔던 이호준 씨가 예술감독을 맡아 축제를 기획했으며 모두 150여 개 예술 단체 등이 참여한다. 올해 프린지 두 방향은 광주 정신 재발견과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정신이 기본 모토다. 광주의 민주·인권·평화 정신 고양과 아울러 기후위기를 어떻게 대응할지 시대정신과 연계해 페스티벌로 풀어내자는 취지다. 광주를 마당으로 5개구 즉 ‘마을’로 확장해 광주와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프린지를 상정한 것은 그러한 맥락이다.‘동네 프린지’는 6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10회 진행된다. 5개구 10곳 거점공간을 배경으로 마을 축제와
다형 김현승(1913~1975) 시인은 한국현대시단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지성 시인이다. 선비정신과 지사적 안목으로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일궜던 남도의 대표 문인이다. 알려진 대로 다형의 고향은 평양이다. 그러나 목회자였던 부친 김창국 목사가 광주 양림교회로 부임하면서 자연스레 김현승 또한 광주에 정착했다. 이후 다형은 조선대 문학과에서 교수로 재임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는 등 지역 문학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이번에 다형이 조선대에 재직할 무렵 ‘조대신문’(1955년·1957년)에 발표했던 시와 산문을 비롯해 ‘現代文學’ 200호(1971년 8월호)를 맞아 발표한 글이 발굴, 소개돼 눈길을 끈다. 다형기념사업회(대표 백수인)가 최근 ‘다형 김현승의 시간’(한림)을 펴냈다. 이번 책 발간은 우리 문학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광주의 대표 시인 다형을 기리고자 기획했다. 백수인 대표는 “그와 함께 동행했던 동료 문인들도, 그의 그림자 아래에서 시를 배우고 따르던 제자들도 점점 과거의 시간으로 저물어가고 있다”며 “더 저물기 전에 그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모아두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출간 의미를 말했다. 이번 책에는 언급한 대로 김현승 시인이 조선대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특별음악회와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피난민·고려인 동포를 돕기 위한 자선 음악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음악회는 각각 ‘다시, 봄…그대와 희망을 꿈꾸며’, ‘SAVE & HUG 자선음악회’를 주제로 상처의 치유와 평화 기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제주4·3, 여수순천10·19사건, 광주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 특별음악회가 24일 오후 7시30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펼쳐진다. 광주문화재단과 제주4·3 그리고 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주관하는 이번 음악회는 제주, 여수, 광주 세 지역을 순회하며 아픈 역사 치유와 연대를 위해 마련됐다. 음악회에서는 영화 ‘박하사탕’을 원작으로 재창작된 이건용 작곡의 5·18창작오페라 ‘박하사탕’의 ‘나 돌아갈래’, ‘무얼하나’, ‘우린 여기 있어요’를 선보인다. 또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을 토대로 제작된 최정훈 작곡의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의 ‘고향’, ‘돌레떡 지름떡’이 펼쳐진다. 아울러 여수·순천10·19사건을 재조명한 최정훈 작곡의 창작오페라 ‘1948침묵’의 ‘살아서 죽은 자나 죽어서 산 자나’, ‘더 이상 침묵하지 않으리’가 울려퍼진다. 이와
방탄소년단(BTS)의 김남준(RM)이 인스타그램에 최근 올린 사진 한 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 속 RM은 형형색색의 거대한 돌 조각을 배경으로 자세를 취한 모습이다.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우고 론디노네 작품이 설치된 미국 네바다 사막 ‘세븐 매직 마운틴’ 앞에서다. RM을 사로잡은 우고 론디노네의 거석 조형물 작품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이강현·ACC)에서도 볼 수 있다. ACC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산(ACC Magic Mountain)’을 지난 2017년 복합전시관 광장(장동회전교차로 방향)에 설치한 바 있다. 우고 론디노네가 영구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작품의 모티브를 화순과 고창의 유네스코 등재 자산인 고인돌 무덤과 광주 무등산 주상절리에서 받았다. 거대한 돌덩이 모양의 작품에서 시간의 순환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이밖에 ACC에서는 백승우 작가 ‘세븐데이즈’, 왕두의 ‘승리’, 마탈리 크라셋 ‘리플렉시티’, 이불 ‘무제’ 등 공공조형물도 만날 수 있으며 ACC의 공간, 공공미술을 둘러보는 ‘초록초록 ACC 산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 전문지 ‘상상인’이 제3회 선경문학상(상금 1000만원)을 공모한다.이번 공모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아닌 소통하는 문학과 아울러 미래지향적인 문학을 지향한다. 선경문학상 운영위원회와 함께 주최하는 이번 공모는 선경산업이 후원한다.응모 자격은 등단시인으로 시 50편 이상을 오는 9월 15일까지 메일(ssaangin@hanmail.net)로 접수하면 된다. 보낼 때는 시집 원고를 한글파일(가제, 약력, 목차, 본문)로 보내야 한다. 상식은 오는 12월 3일 선경산업 강당에서 개최되며 문학상 수상 작품은 ‘상상인’(2023년 제5호-1월호)에 발표된다. 또한 수상작품집은 도서출판 상상인으로 발간될 예정이다./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옛 전남도청 철거를 앞두고 철거장비와 인부들이 모인 아침, 김영식 노인은 도청 외벽이 부스러질 생각을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붓질을 해왔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붓질을 할 때마다 아내 명심이와 아들 혁이의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노인은 벽돌 한 장 한 장에 담긴 기억의 조각을 이어 붙이며 시간이라는 벽에 붓질을 한다. 도청이 기억하는 오월의 가치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비극적 현대사 속에서 소시민의 삶을 반추해보는 작품이다. 오월 광주, 당시를 기억하기 위해 제작된 ‘시간을 칠하는 사람’을 ACC에서 만나는 기회가 마련됐다. 또한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대사로 심금을 울린 영화 ‘박하사탕’을 오페라로 구현한 ‘박하사탕’ 영상도 볼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오월 광주를 소재로 제작된 두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 먼저 올해 5년째 막을 올리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예술극장 극장1)은 오월 광주를 새로운 시선으로 회고하는 작품이다.(18일~20일 오후 7시 30분, 21일 오후 2시·5시, 22일 오후 3시) 평론가 김남석은 이 작품에 대해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비극을 총격 없이, 피 흘림
서원(書院)은 조선시대 사설 교육기관을 일컫는다. 시기적으로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까지 지방의 지식인들에 의해 건립됐다. 국어사전에는 “선비들이 모여 학문을 강론하거나 석학이나 충절로 죽은 사람을 제사하던 곳”을 말한다. 서원이 향교나 성균관과 다른 점은 입신양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를 고민하고 가르쳤다는 의미다. 제향자의 정신이 구현된 공간에서 선현들의 삶과 학문을 배우고 익히며 이를 실천의 장으로 모색했다는 방증이다. 언급한대로 서원에서는 제향을 봉행하고 학파의 결집을 도모하는 성리학적 가치관이 전승됐다. 나아가 선비들 교류의 장이자 향촌 교화의 중요한 근거지로 활용됐는데 학문과 제향과 같은 정형화된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서원은 풍광이 뛰어나고 자연 경관이 좋은 곳에 자리한 터라 심신을 풀고 편하게 쉬는 유식(遊息) 행위와 같은 활동도 이루어졌다. 한국의 서원은 지난 2019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장성 필암서원, 정읍 무성서원,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안동 병산서원, 함양 남계서원, 논산 돈암서원 등 모두 9곳이다. 세계유산은 국가문화
시 ‘오적’(五賊), ‘타는 목마름으로’의 김지하 시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토지문화재단 관계자는 시인이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했으며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전했다.본명이 김영일인 고인은 민중문학을 새롭게 재해석한 시를 쓰는 한편 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맞섰던 투사였다. 아울러 전통 사상에 기초한 생명 사상을 추구했던 사상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지난 1941년 목포에서 출생한 시인은 1954년 원주로 이사하면서 그곳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이후 서울 중동고를 거쳐 서울대 미학과에서 수학했다.1993년 서강대학교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2006년 제주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명지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국대학교, 원광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강의했고, 2013년부터 건국대학교 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했다.고인은 4·19혁명, 6·3사태 등을 겪었으며 이를 계기로 학생 운동에 깊숙이 관여했다. 그가 1970년대를 대표하는 반체제 문인으로 알려진 것은 그러한 활동에서 비롯됐다.특히 당대 사회 현실을 예리하게 풍자했던 작품 ‘오적’(五賊)을 발표하고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됐다.타령, 판소리 사설 등을 변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