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가운데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 경쟁사인 대만의 TSMC는 역대 최대 실적을 내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여기에 한국과 대만의 정부 차원 지원 정책은 대조적이어서 향후 국내 반도체 업계의 추락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대만의 경우 최근 '반도체 관련 지원법'을 통과시켜 R&D(연구개발) 비용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관련 기업 법인세를 국내 기업 기준 절반 이하로 낮췄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 지원 법안이 국회에 장기간 표류하는 등 시급한 사안에 대한 정부 지원을 뒷짐 지는 분위기다. 더해서 한국-대만으로 양분된 반도체 시장에 일본과 미국의 가세로 수년 내 경쟁이 심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산업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현재 어려움에 빠져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56.1%, 삼성전자 15.5%로 나타났다. 40.6%포인트(p) 차이다. 양국의 대표적 두 업체 간격은 2021년 4분기 33.8%p에서 작년 1분기 37.3%p, 2분기 37.
시가총액(시총) 1조 클럽에 속한 대전·충청지역 소재 상장기업이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국내 주식시장 침체기 속 지역기업 역시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시총 규모도 지난해 초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국내기업 분석전문업체 한국 CXO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초 22곳이던 시가총액 1조 이상 대전과 충남·북 등 충청권 소재 기업은 올해 들어 산네오룩스, 한올바이오파마,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10곳이 1조 클럽에 탈락하며 13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조 클럽에 포함됐던 SFA반도체, PI첨단소재, 하나머티리얼즈 등 총 6곳은 1년 새 시총 증감률이 -40% 이상을 넘기며 1조 클럽 타이틀을 반납했다. SFA반도체는 지난해 1월 초 1조 2795억 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월에 들어 6167억 원으로 연초 대비 51.8%나 떨어지며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심텍 역시 지난해 1조 4987억 원으로 시총 규모 1조 원을 상회했지만, 올해 들어 45.6% 하락한 8154억 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시총 1조 6092억 원이었던 PI첨단소재의 경우 올해 들어 47.3% 감소한 8486억 원으
지난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던 김해문화재단의 지역 공연예술인 지원사업인 ‘불가사리 프로젝트’가 올해 2~4월 25개팀으로 라인업을 꾸려 무대에 오른다. ‘불가사리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민간설화에 나오는 상상 속의 동물 불가사리를 모티브로 김해 예술인들이 철을 먹는 불가사리처럼 무한성장하자는 의미로 지난해부터 추진됐다.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해지역 예술인을 대상으로 선착순 공모 받아 25개 팀을 선정했다. 공연 장르도 우리에게 친숙한 대중음악, 클래식, 오페라, 연극, 재즈부터 무용, 가무악, 탈춤 등 전통문화까지 다채롭게 구성했다. 첫 공연은 4일 오후 5시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에서 열리는 헤르모소 앙상블의 ‘클래식과 함께하는 황세와 여의낭자’ 설화 창작콘서트다. 공연은 보다 쉬운 클래식으로 가야의 슬픈 사랑 설화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 11일 오후 5시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경상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우리의 꿈을 향해’ 클래식 공연이, 18일 오후 5시에는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늬홀에서 크리스탈문화예술의 ‘스토리 인 뮤직’ 공연이 펼쳐진다. 25일 오후 5시에는 하늬홀에서 김해신포니에타의 ‘OST 음악회’가 열리고, 누리홀에서 줌인 댄스프
소설가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한겨레출판 刊)’은 2003년 출간 당시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으로 공감을 얻어내며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장편소설이다. 올해로 출간 20주년을 맞는 이 작품은 당시를 추억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삼미슈퍼스타즈의 연고지에 살면서 짧은 기간 이 도깨비 같은 팀의 팬으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일단 펼친 책장을 덮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삼미슈퍼스타즈는 MBC 청룡, 삼성 라이온즈, OB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1982년에 창단했다. 소설은 프로야구가 출범할 당시의 모습들을 아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다. “MBC 청룡-배팅 자세의 청룡 삼성-야구공을 문 사자(중략)삼미는-아아, 우리의 삼미는...슈퍼맨이었다” 뭐 이런식이다. 이후 뜬금없이 영화 ‘슈퍼맨’ 얘기를 하며 삼천포(?)로 빠지는가 싶더니 우승팀은 삼미라는 결론을 내 버린다. 바로 이런 글쓰기가 이 소설을 오랜만에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이유라면 이유일 수 있겠다. 필자는 2020년에 출간된 개정 2판을 다시 읽었다. 소설을 이미 읽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소설의
제주를 품은 작가들이 ‘다른 듯 같은 꿈’을 꾼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조화’다.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이 지난 31일부터 3월 26일까지 신소장품전 ‘기당컬렉션 : 조화’를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2020년 이후 기당미술관이 새롭게 맞은 작품으로 꾸려졌다. 고(故) 양창보·김택화·홍성석 작가의 작품과 함께 현재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고영우·이명복·김용주 작가, 그리고 강문석·강태환·박정근·김선일 등 청년작가의 작품 24점이다. 특히 홍성석 작가의 작품은 지난해 5월 이충열 소장자가 기증 의사를 밝혀 심의와 보존 과정을 거친 것으로 당시 기증받은 ‘근원9401’ 등 6점 가운데 4점이 처음 선보여 의미가 크다. 홍성석 작가는 오현중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미술 작업을 병행하던 중견작가였다. 초기에는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한 작업을 ‘인체’를 주제로 작업했으며, 후기에는 자연과 신화를 재구성한 탐라별곡 시리즈도 진행했다. 말년에 서울로 떠나 작업을 이어갔지만 2014년 55세로 생을 마감했다. 전시 관계자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다 고인이 된 작가와 지금의 청년작가 작품들은 올해 기당미술관의 얼굴이 될 것”이라며 “주제와 기법, 창작방식은 서로 다르
30년 이상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관을 구축해온 손석 작가가 ‘라땅뜨(L’attente)’란 주제로 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프랑스어로 ‘라땅뜨’인데 기다림, 기대감, 가능성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프랑스에서 현상학, 기호학과 철학을 탐구해온 작가는 자신의 회화에 입체적인 요소를 접목해 독특한 환영을 나타냈다. 작가가 만든 화면은 일종의 벽과 같은 블록 형태의 요철들이 층을 이룬 형식으로 각각 채색된 층마다 회화 표면에 볼록하고도 오목한 굴곡을 형성하고 있다. 이때문에 작품을 바라 보는 시선에 따라서는 회화 이미지의 착시 효과를 연출함으로써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화면 위에 각기 다른 조형 요소들은 서로를 간섭하는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하다. 작가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전업 작가로 활동 중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파리 제8대학 조형미술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국내는 물론 프랑스, 벨기에, 홍콩, 룩셈부르크 등 해외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그는 다수의 기획초대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백호는 예술가다. 이건 아는 사람은 안다. 그의 섬세한 감성을 동시대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그는 부산 출신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는 1950년 기장 출생의 그가 낸 첫 산문집이다. 한 번 그의 콘서트에 가서 느낀 것은 그의 노랫말이 그의 온몸의 표현이라는 거였다. 귓등을 스쳐 흘러가버리는 노랫말이 아니라 그의 생이 진실하게 실린 무엇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가 쓴 이 산문집의 글도 그의 삶과 내면이 그대로 느껴진다. 38편의 글이 실렸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두고 간이 크다, 고 하지만 자신은 소심하기 짝이 없단다. 무대에 서서 기타를 들지 않을 때는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신기하게도 노래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손이 머리 위까지 올라가 열창하고 있더라는 거다. 그는 노래할 때 사실 작두를 탄단다. 음악이라는 아주 예민하고 날카로운 작두를 탈 수밖에 없단다. 스무두세 살 힘든 무명가수 시절, 최백호는 부산의 어느 음악감상실의 인기 DJ이자 친구인 홍수진이 “이거 당신이 좋아할 거야”라며 잭 케루악의 <노상에서>라는 책을 주더란다. 비트와 히피의 근원이 된 케루악의 경
대통령실이 최근 '도서정가제'를 국민제안 첫 토론 주제로 잡은 것을 계기로 영세 동네서점들은 이번에 도서정가제 예외 조항을 꼭 만들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11월 도서정가제 타당성 검토 기한을 앞두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달 9일 국민제안 웹사이트에 첫 국민제안 토론 주제로 '도서정가제 적용 예외 허용'을 선정했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도서정가제 유지 타당성을 3년마다 검토해 폐지와 강화, 완화, 유지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시절 타당성 검토에서 현행 유지로 결론이 난 이후 올해 재검토가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 2003년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왜곡된 출판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된 도서정가제는 출판사가 판매하는 모든 간행물에 정가를 표시하고 판매자는 출판사가 표시한 가격대로 책을 판매하는 제도다. 단 법률에서 정한 범위인 최대 10% 이내의 가격 할인과 5% 이내의 사은품, 마일리지 등은 가능하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도입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출판업계는 대체로 환영했지만 소비자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고 가격 경쟁을 차단하는 제도라며 폐지를 요구해왔다. 소규모 영세
'윤석열 정부 지역발전정책에서 수도권은 찬밥?' 교육부가 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한 정책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시범지역을 '비수도권'으로 한정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역 디지털 혁신거점 시범사업 대상에서 경기도를 제외하는 등 윤석열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일부 지역발전정책에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전문대학 미충원 규모는 전국의 35%에 달하는 데다, 특히 경기북부의 경우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전국의 꼴찌수준으로 지방보다 낙후된 곳으로 꼽히는데도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선을 그으며 역차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집중지원 비수도권 시도 5곳 선정 전국 전문대 미충원 35% '경기도' 신입생 등록률 감소도 전국 3번째 교육부는 지난 1일 대학 재정 지원 권한 대부분을 지자체에 넘기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를 발표했다. 지역대학의 어려움이 크다는 호소에 지자체가 육성할 지역대학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2025년부터 2조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됐는데, 문제는 라이즈 시
환경부가 2023년 물관리 계획을 발표하며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사업 계획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연말까지 도출하겠다고 2일 밝혔다. 지난 1월 30일 환경부가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과 관련, 주민 반발이 거센 합천·창녕지역에 ‘지역주민 동의 없이는 예산이 집행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공문으로 경남도와 합천·창녕군에 밝힌 상황에서 ‘연말까지 도출’을 밝혀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세종청사에서 ‘기후위기에도 국민이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물 안심 사회 구현’이라는 주제로 물관리정책실의 2023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환경부의 물 관리 계획에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사업 계획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물관리 목표로 ‘국민이 함께 누리는 통합물관리 성과’를 제시하고 10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모든 지역이 차별 없이 누리는 물’이라는 과제를 발표했다. 이어 ‘30년간 지속되어 온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간 합의와 상생을 기반으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세부 내용에서는 강변여과수 개발 관련 합천, 창녕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낙동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