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주택 부실시공 문제에 충청권 입주민들의 고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숙련공 부족과 공사 기간 압박, 자잿값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새로 지은 주택에서 결함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책에도 주택 하자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준공 승인 기준 상향 등 보다 강력한 예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접수된 충청권 공동주택 하자 심사 분쟁 사건은 84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246건)과 지난해(451건) 대비 각각 3.4배, 1.9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하자 심사 분쟁 사건은 충남과 충북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충남에 접수된 하자 심사 분쟁은 2022년 92건에서 지난해 11월 620건으로 6.7배 급증했다. 충북 역시 동기간 51건에서 134건으로 2.6배 많아졌다. 지역에선 입주 후 부실시공 관련 민원이 속출하는 한편 시공 과정에서의 미흡한 품질관리도 적발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입주를 마친 대전 A 아파트에선 소방 배관 파열로 인한 누수가 발생했다. 당시 입주민들은 부실시공으로 인해 누수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시공사의 보수를 요구한 것으로
대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악화일로로 빠지고 있다. 수년간 적정 수요를 넘어선 입주 물량과 함께 혁신도시 완성 등 부동산 호재가 잠잠해지자, 지역 미분양 주택과 매매 가격, 거래량 등 각종 지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여기에 향후 2년 간 1만 5000가구 이상의 주택이 또다시 입주를 앞두고 있어, 지역 부동산 활성화에 경고등이 켜졌다. 31일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역 미분양 주택은 1514가구로 집계됐다. 3년 전인 지난 2022년 7월(509가구) 대비 약 3배 늘어난 값이다. 지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2319가구로 급등한 이후 올 5월 1794가구 등 더딘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또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12월 553가구에서 지난달 487가구로 66가구를 털어내는 데 그쳤다. 매맷값과 거래량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2021년 7월까지만 해도 109.42였던 지역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99.21로 9.3% 하락했다. 주택 거래량은 2021년 2만 5324가구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1만 7956가구로 29.1% 급락했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지역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9
국가 백년대계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연내 결정을 앞두고 정부가 경제성과 효율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국가철도망 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인 판단이나 이용객 편의가 아닌, 정치 논리 또는 지역 입김 등 이권 싸움에 따라 노선이 좌지우지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호남고속선 오송 분기 등 기형적인 노선이 잇따라 형성됐고, 공주역 위치 선정 논란과 서대전역 침체 등 각종 부작용이 현재까지 속출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낭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정치권 개입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 연말까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을 고시할 예정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국토부가 10년 단위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철도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현재까지 전국 지자체에서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160개 사업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와 충남도, 충북도도 대전남원선(대전-남원),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서산-울진), 청주공항-김천 등의 반영을 요청했다.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 개입을 경
대기업은 물론 벤처기업도 수도권 쏠림이 점차 심화되면서 인재 유출 등으로 인한 지역 성장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 벤처기업은 총 2만 4690곳으로, 전국 벤처기업(3만 7667곳) 중 65.6%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21년 5월 말 수도권 벤처기업 비중(60.6%)보다 5%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 말 충청권에 위치한 벤처기업은 3879곳으로, 전체의 10.3% 수준이다. 10.4%였던 2021년 5월 충청권 벤처기업 비중과 비교하면 0.1%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대전 지역 벤처기업은 2021년 5월 1499곳에서 올 5월 1059곳으로 440곳이 사라졌다.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수도권에 몰려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385곳(77%)은 서울과 인천, 경기에 본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에 본사를 둔 대기업은 26곳(5.2%)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이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 7곳, 충북 4곳 순이다. 세종은 한화에너지 1곳 뿐이다. 문제는 대기
개발제한구역(GB) 규제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선 수도권 중심 GB 해제로 부동산 등의 쏠림이 심화된 반면, 대전 등 비수도권의 GB 해제는 일부에만 그쳤기 때문이다. 경제 균형 발전을 위해 차기 대선주자들의 비수도권 GB 해제 공약화가 요구된다. 16일 대전시와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대전 지역 GB 면적은 약 303㎢로, 시 전체 행정구역 면적(539.7㎢)의 56.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많은 GB 비율이다. 반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대전 지역 GB 해제는 1㎢에 그쳤다. 3년간 전국에서 40㎢의 GB가 해제된 것과 대조적이다. 해당 기간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선 36㎢의 GB가 해제되며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했다. 이 같은 수도권 중심의 GB 해제 기조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8월 8일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 서울과 수도권의 GB를 대폭 해제하기로 했다. 대상 택지는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고양시, 의왕시, 의정부시 등 4곳으로, 653㎡ 안팎의 GB가 해제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비수도권
KTX와 SRT의 잇따른 패싱으로 서대전역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 500여 명에 달하던 서대전역 이용객은 고속철도의 정차 배제로 급감했을뿐더러,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서도 이렇다 할 대책 없이 허송세월하고 있어서다. 지역민 이동 편의 증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차기 대선주자들의 서대전역 활성화 공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14일 철도산업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서대전역의 여객열차 이용객(참고치)은 상·하행 포함 366만 64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489만 4428명) 대비 25% 감소한 값이다. 연도별로 보면 서대전역 이용객은 2014년 498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듬해 418만 명, 2016년 372만 명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2019년엔 400만 명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20년에 247만 명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고속열차 이용객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KTX 이용객은 179만 2969명에서 125만 5466명으로 30% 줄었다. 이와 달리 같은 호남선인 광주송정역 이용객은 2013년 184만 8097명에서 지난해 549만 3870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 KTX 이용객도 126만 6888명에서
충청권 아파트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 장기일반임대주택에 대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년 이상의 임대 의무기간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사업자들이 장기임대주택을 꺼리고 있고, 결국 공급 위축에 따른 가격 상승 등 주거 불안 요소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국토교통부와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지역에 공급된 민간 장기임대주택(아파트)은 총 3987가구다. 이는 지난 2021년(9594가구)보다 58.4%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공급이 감소했다. 충남은 2021년 3717가구에서 2023년 765가구로 79.4% 급감했고, 충북도 동기간 5137가구에서 1205가구로 76.5% 줄었다. 대전은 736가구에서 623가구로 1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1년까지만 해도 충청권 장기임대주택의 공급은 전년(4740가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나, 이듬해엔 5484가구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기임대주택은 장기적인 공급 촉진과 집값 안정을 위
대전 지역 내 외국인직접투자액(FDI)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외국 바이오 대기업들이 대전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FDI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대전시가 산업단지 조성과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 지역 FDI 신고 금액은 5억 5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FDI 신고액(3억 1700만 달러)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지역 FDI 신고액은 비수도권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신고액을 달성했다. FDI 도착액은 상승세가 가파르다. 2023년 28곳이었던 FDI 도착 업체 수는 지난해 23곳으로 줄었지만, 도착 금액은 동기간 4600만 달러에서 5억 9100만 달러로 13배 가량 늘었다. 대전의 FDI 도착 금액은 서울과 경기, 충남에 이어 4번째로 높다. 이같이 지역 FDI 신고액과 도착액이 급증한 이유론 외국 대기업들의 투자가 꼽힌다. 앞서 지난해 글로벌 과학기술 기업인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머크사)는 대전에 신규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 건립을 위해 한화 약 4300억 원(3억 유로
지역의 정치력 부족 등에 따른 잇단 패싱으로 쇠락의 길에 빠진 서대전역. 최근 서대전역의 활성화 여부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철도 기관들이 서대전역 열차 증차를 위해 호남선 고속화 사업과 역 인근 교통체증 해소를 요구하면서다. 충청권·호남권 지역민들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대전시는 물론, 지역 정치권과의 결집으로 서대전역의 열차 증편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레일 대전 본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철도 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서대전역 열차 증편 문제가 언급됐다. 박용갑(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전의 인구 분포를 보면 서대전역이 위치한 서남부권에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둔산권역도 열차 운행 횟수가 적어서 그렇지 실질적으론 대전역보다 서대전역이 편하다"며 "2028년 평택-오송 복선화 사업이 완성되기 전까지라도 운행 횟수를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객관적으로 말하면 모든 곳에서 열차 증편을 얘기하는데,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이 완료돼야 열차를 늘릴 수 있다"라면서도 "서대전역은 중요한 역인데, (열차에서) 내리고
글로벌 무대에 K방산이 부상하는 가운데 첨단 핵심기술 R&D의 주축인 대전이 자리잡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대전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기반으로 한 40여 개의 정부출연 연구기관, 방산대기업 연구소,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즐비해 방산기술 연구개발의 집적지로 평가된다. 또 230여 개의 방산업체와 드론 관련 기업 30여 개가 소재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도 이전한다. 이 같은 강력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K-방산수도 대전' 실현을 위한 공론화는 지지부진한 상태로, 대전 지역 정치권의 역량 결집이 절실하다. 방산 국책기관을 유치하고 생산시설의 몸집을 키우는 등 지역 의원들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방산 경쟁력을 확보하는 타 지역 정치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배경이다. 또한 이는 충청 지역 정당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종양(국민의힘, 창원 의창구) 의원은 지난달 말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 방산부품연구원을 창원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 지정 방산업체의 절반 이상이 몰려있는 창원에 부품연구원을 설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김 의원의 발의 취지다. 이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