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고민을 안아주는 곳이 있다. 대학에 떨어졌을 때, 자퇴를 고민할 때, 쥐뿔도 없는 나는 왜 이리 멍청하기까지 한지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집을 나와 근처 골목을 따라 걷는다. (중략) 어디에서 시작했더라도 나에게도 떠나는 여행, 그 끝에는 고려인마을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뭐가 되더라도 상관없다. 내가 비로소 이해받는 곳, 가장 다른 사람들이 모여, 가장 공존하는 곳”(박지원,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중 일부) 광주 동구 동명동 ‘여행자의 집(ZIP)’에서 지난 5일 오후 4시, 이색적인 신춘문예가 열렸다. 이름하여 ‘여행자의 ZIP단ZI성’. 동명동을 찾은 여행자와 지역 주민이 한 자리에 모여 감정을 기록하고 나누는 이 행사에서는 주제 제시부터 글쓰기·심사·낭독까지 모든 과정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졌다. 주제는 ‘나만 알고 싶은 광주의 여행지’. 찜통더위 속에서도 책과 글을 사랑하는 3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광주는 물론 서울과 인천, 경남 진주, 화순 등에서 온 참가자들은 작은 캠핑 의자에 앉아, 클립보드를 무릎에 두고 사색에 잠겼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부터 흰 머리 희끗한 노인까지, 다채로운 얼굴들이 하나둘 종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6일 청구했다. 특검 수사를 개시한 지 18일 만에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 신병 확보에 나선 셈이다. 김건희 여사·채 해병 특검 등 이른바 ‘3대 특검’ 중 내란 특검이 먼저 승부수를 띄우는 모양새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6일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특수공무집행 방해, 대통령경호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을 적용해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했다. 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군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는 외환 혐의는 이번 구속영장에서 빠졌다. 박 특검보는 “외환 혐의는 현재 조사 진행 중에 있고, 조사량도 많이 남은 상황이라 범죄 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18일 수사를 개시한 지 18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신속한 신병 확보가 필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내란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특검팀이 외환 유치 등 ‘본류’로 꼽히는 혐의에 대한 수사에도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과 지급이 7월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8주간 이뤄진다. 정부는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을 발표했다. 국민 1인당 기본 지급액은 15만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정에는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40만원이 지급된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주민에게는 3만원이,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거주자에게는 추가로 5만원이 더 주어진다. 신청은 오는 14일부터 네이버앱, 카카오톡, 토스 등 17개 모바일 앱과 국민비서 홈페이지(ips.go.kr)에서 알림서비스를 신청하면 19일부터 본인 지급 금액, 신청 방법, 사용기한을 안내받을 수 있다. 시행 첫 주에는 원활한 신청을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를 시행한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1·6이면 월요일, 2·7이면 화요일, 3·8이면 수요일, 4·9면 목요일, 5·0이면 금요일이다.? 전 국민은 오는 21일 오전 9시부터 9월 12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으로 선택 가능하다. 경제 활성화와 소비 촉진을 위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이 발표됐다. 전북에는 4000억 원 이상의 민생회복 자금이 풀릴 전망이다. 지난 5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과 지급은 이달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8주간 이뤄진다. 소비쿠폰 신청 및 지급은 1차와 2차와 나눠 진행된다. 1차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45만원이 지급된다. 2차는 국민 90%를 대상으로 10만원을 9월에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비수도권 국민에는 3만원, 인구감소지역은 5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2차 소비쿠폰까지 포함할 경우 1인당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5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급 대상자인 국민은 21일 오전 9시부터 9월 12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신청 방법별로 보면 신용·체크카드 지급을 원하는 국민은 자신이 이용 중인 카드사의 누리집이나 앱, 콜센터와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카드와 연계된 은행영업점을 방문해서 신청해야한다. 이번 지급계획 발표는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는 21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다. 전 국민이 최소 15만원, 최대 50만원을 지급받는 가운데 경남을 포함한 비수도권은 3만원을, 그중에서도 인구소멸지역은 5만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포함된 31조7914억원 규모의 추경안은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밤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투표 결과 재석 의원 182명 가운데 찬성 168명, 반대 3명, 기권 11명으로 추경안은 가결됐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회를 통과한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당초 정부는 인구소멸지역 주민엔 1인당 2만원을 더 주는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당이 지역의 소득 불균형 해소 등을 이유로 비수도권과 농어촌지역에 대한 추가 지급을 주장하면서 정부 동의를 얻어 이같이 결정했다. 기본적으로 소득 상위 10% 주민은 1인당 15만원을 받고, 상위 10%가 아니라면 소득에 따라 최대 50만원까지 지급받는다. 비수도권인 경남지역 주민은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더라도 모두 1인당 3만원씩을 더 받아 최소 1
강원지역 공공기관들이 발주공사 입찰과정에서 지역 제한을 반영하지 않거나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적용하지 않는 등 지역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도내 건설업계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내 각종 공사를 타지역 업체가 가져가면서 건설업계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9일 입찰을 마감하는 ‘본관 회전문 교체공사’를 지역 제한이 아닌 일반경쟁 방식으로 진행, 원주지역 금속구조물·창호·온실공사 업체 119곳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도지회는 공단에 원주시 관내 수의계약 발주를 요청했지만 공단은 지역제한은 의무가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단 관계자는 “지역제한은 권고사항일 뿐 의무는 아니다. 공단 측에서도 지역업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는 올해 4월 31억원 규모의 ‘본부 관내 포장유지보수공사’를 하며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적용하지 않았다. 지역의무공동도급이 적용됐을 경우 도내 업체가 약 10억원가량을 수주할 수 있었지만 해당 사업은 고스란히 수도권 소재 기업에게 돌아갔다. 현행 국가계약법은 공사 계약시 가능한 공동계약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추정가격이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찬바람'이 일고 있는 충청권 부동산 시장에 침체 가속이 우려된다. 지역에선 아파트 거래량 감소와 매맷값 하락, 미분양 적체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잃은지 오래지만 새 정부 들어 시작된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으로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역별 양극화를 고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대출 규제 이원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충청권 미분양 주택은 8618가구로 집계됐다. 지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7673가구에서 같은 해 12월 8386가구로 치솟은 뒤 8000-9000가구대를 유지하고 있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역시 올 5월 2410가구를 기록, 지난해 11월(1960가구)보다 22.9% 증가했다. 거래량도 크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5월 충청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만 9751건이다. 이는 지난해(2만 7757건) 대비 7.2%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수도권 거래량이 38%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누계)은 대전 -0.65%, 세종 -4
광주·전남 지역에서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주말 사이 전남 지역 해수욕장이 잇따라 개장하면서 피서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올해는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이 지난해 대비 30% 뛰면서 경기 침체에 시름하던 지역 상인들도 모처럼 ‘화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주차 불편이나 안전관리요원·직원 부재, 편의시설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는 아직도 반복되고 있었다. 지난 5일 개장한 여수 해수욕장 9곳(웅천·만성리·모사금·무슬목·방죽포·장등·낭도·안도·거문도)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모여든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은 전남 12개 시·군의 해수욕장 54곳 중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여수시에 따르면 이날 여수시 9개 해수욕장에는 3144명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이는 지난해 여수 해수욕장의 첫 개장일(7월 8일)보다 30%(749명) 증가한 수치다. 웅천친수공원에 가장 많은 1226명이 찾아왔으며, 만성리검은모래해변 732명, 모사금해수욕장 579명 등이었다. 무슬목(303명)·방죽포(100명)·장등(91명)·낭도(49명)·안도(44명)·거문도(20명) 해수욕장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이 중 섬 지역을 제외한 7개 해수욕장을 방
"전기와 물이 없으면 산업도 없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산업 입지 조건도 바뀌고 있다. 싸고 넓은 땅이나 풍부한 인력보다 먼저 고려되는 두 가지 자원은 '전기'와 '물'이다. 이런 흐름 속에 대한민국 산업지도의 새로운 중심지로 '대구경북(TK)'이 떠오르고 있다. 원전 중심의 전력 인프라와 낙동강 수계 수자원을 동시에 확보한 TK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첨단산업 필수 인프라를 모두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가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계획이 포함됐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기저 전력 확보 수단으로 원전이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동해안은 국내 원전 26기 가운데 절반인 13기가 가동 중인 지역이다. 경주(월성), 울진(한울), 영덕 등은 기존 원전단지와 관련 연구시설이 집적돼 있어 '동해안 원자력 벨트'로 불린다. 여기에 더해 울진 지역에는 SMR 실증 부지 조성 논의도 진행 중이다. 특히 2030년까지 3.9GW 규모의 전력 공급이 가능한 동해안 권역은 향후 10년간 신산업 유치 경쟁에서 TK가 가장 유리한 위치
지난달 30일 오후 찾은 평택시 고덕면 해창리 지식산업센터단지. 이곳에는 총 8개의 지식산업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전체 호실만 3천467호. 중소·벤처기업 재직자들의 활기 대신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한 지식산업센터는 복도 불이 모두 꺼진 상태였다. 입주 기업들의 사무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게시판에는 어떤 기업명도 적혀있지 않았다. 단지 내 다른 지식산업센터에는 텅 빈 사무실 문 앞마다 ‘임대·매매·분양’이 적힌 공인중개사 홍보물이 붙어있었다. 지식산업센터 한 개 층에 있는 88호실 중 무려 56개 호실의 현관문에 같은 안내문이 부착된 상태였다. 높은 공실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했다. 단지 내 한 지식산업센터 관리자는 “4년 가까이 됐는데 입실률은 50% 수준이다. 그나마도 지역 내 지식산업센터 중에선 높은 편에 속한다”며 “주변 지식산업센터는 보통 공실률이 60~80%라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공실 문제는 비단 지식산업센터 건물에만 한정되는 게 아닌,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였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는 “단지 전반의 대략적인 공실률은 65% 정도다. 입주를 문의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며 “부동산 거래가 없으니 수입도 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