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여섯 동생을 자식처럼 키운 부부가 있다. 바로 박원제(56)·우정민(55)씨 부부다. 산청에 살던 우씨는 1987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었다. 당시 7남매의 맏이인 우씨는 불과 17살이었고, 막내는 겨우 3살이었다. 고등학생이던 우씨는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이듬해 김해지역 공장에 취업하며 여섯 동생을 책임지는 가장이 됐다. 이곳에서 남편 박씨를 만났다. 이들은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같이 극복하기로 하고 20대 중반에 결혼했다. 부부는 동생 6명이 성인이 되고, 결혼할 때까지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살뜰히 키워냈다. 부모를 여의었을 당시 막내였던 우정실(40)씨는 언니 부부와 함께 살며 성인이 됐고, 어느덧 종합병원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정실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지원해주는 부모님 해외여행 프로그램에 그동안 고생하며 헌신한 언니와 형부를 초청한 미담이 알려지며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세계부부의 날인 21일 창원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5 세계부부의날 기념식’에서 박원제·우정민씨 부부는 여섯 동생을 훌륭하게 키운 공로로 ‘올해의 모범 부부상 대상’을 수상했다.
전북 지자체·산업계·학계·연구기관과 세계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구촌의 수소사회 구축을 위한 공동 비전과 혁신 모델을 제안하는 ‘논의의 장’이 열렸다. 이날 쟁점이 된 산·학·연·관이 함께 성장하는 혁신 플랫폼을 구축은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녹여내며,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성장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석대학교는 21일 전주캠퍼스 대학 본관 23층 완주·우석 전망대 W-SKY 23에서 ‘제2회 공생과 도전 전북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포럼은 1부 ‘우석대학교 RISE사업단 출범식’과 2부 ‘제8회 우석 국제 수소연료전지 포럼’으로 나눠 진행됐다. 특히 교육부가 주관하는 ‘글로컬대학30’에 도전장을 내민 우석대는 이번 포럼을 통해 지방대학과 지역이 상생하는 미래 혁신 모델을 제시하고, 수소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북특별자치도의 전략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에 나설 계획이다. 포럼에는 서창훈 우석학원 이사장과 박노준 총장, 이홍기 IEC TC 105 의장(산학협력부총장 겸 글로컬30추진본부장), 유희태 완주군수, 문성철 완주부군수, 채수찬 전북RISE센터장, 이원욱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미국·중국·일본·독일·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 이 문장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메밀꽃을 직접 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메밀꽃’하면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소금’일 것이다. 흰 꽃이 들판을 덮는 그 모습은 실제로도 소금을 흩뿌린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 풍경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주다. ■ 늦봄의 하얀 숨결, 메밀꽃 뜨거운 계절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이 시기, 제주 메밀밭은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물결로 여행객과 도민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햇살 아래 순백으로 반짝이는 꽃잎들은 바람결에 따라 일렁이며 고요한 시골길을 하얗게 덮는다. 누군가에겐 일상 속 쉼표가 되고, 또다른 누군가에겐 사진 한 장 속의 추억이 된다. 메밀꽃 한 송이는 손톱보다 작지만, 수백 송이가 모이면 들판 가득 눈송이처럼 퍼지고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하얀 소금을 뿌린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잔잔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그 모습은 소박하지만 눈부신 꽃이다. 메밀꽃의 줄기는 속이 비어 있고 붉은빛이 감도는 연녹색으로 자라며 키는 40~70㎝에 이른다. 마디마다 부드러운 털이 자라 있
“우리의 이웃인 성소수자를 배제해온 기독교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길 바랍니다.” 성소수자 축복식을 거행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에서 정직 10개월 처분을 받은 윤여군(강화 남산교회) 목사는 지난 11개월간 진행된 재판 과정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는 이달 2일 윤 목사에게 출교 처분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정직 10개월을 선고했다. 교단법상 최고형을 내린 중부연회 재판위원회의 처분이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1월14일자 6면보도) 윤 목사는 20일 경인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고심인 2심에서 형량이 낮아져 다행이지만,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일을 범과(범죄)로 보는 감리회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감리회가 아직도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니 무척 안타깝다”고 했다. 출교 처분을 받은 이후 지난 1월 감리회 총회 재판위원회에 상소한 윤 목사는 “사회 재판(민사)에 출교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할지 고민했었다”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 교회 재판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성소수자 축복식을 거행한 목사들의 재판이 이어지자,
출범 3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조직 슬림화’를 표방하고 나섰지만, 실상은 프로그래머 인력을 충원하려다 규정 위반 등 인사 잡음에 휩싸여 채용을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BIFF가 대외적으로는 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 인사’로 내부 갈등을 빚는 등 조직 운영에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소통 의심받는 인사 잡음 BIFF는 2년 전 인사 문제로 큰 홍역을 치르며 혁신위원회를 통한 쇄신과 개혁을 다짐했다. 당시 사태의 원인을 밀실 행정과 인사 전횡 등 소통 없는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BIFF는 지난해 박광수 이사장 취임에 이어 올 3월 정한석 집행위원장이 임명되며 인사 공백을 딛고 2년 만에 새 진용을 갖췄다. 그 사이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핵심 프로그래머 2명이 영화제를 떠났다. 한국영화 프로그래밍을 전담하던 정한석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이 되면서 아홉 명이던 프로그래머가 여섯 명으로 줄게 됐다. BIFF는 이를 자연스러운 ‘조직 슬림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광수 이사장은 “칸영화제 등 다른 국제영화제
국제사진영상 특별기획전 '고스트 메모리: 잃어버린 시간으로의 여행'이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남구 대덕문화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현대사진영상학회가 주최·주관하고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스웨덴,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스위스, 인도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59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사진과 영상, 설치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진영상 매체를 통해 인간 실존의 조건과 이미지의 사회적 기능을 되묻는다.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기술환경의 변화, 특히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 매체의 부상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이미지를 통해 삶을 기억하거나 서사화하기 어려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진영상예술의 존재론적 조건을 재사유하며, 이미지가 어떻게 기억과 감각, 시간성을 매개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전시는 크게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변화의 징후'는 급변하는 세계 도시의 풍경과 일상에서 감지되는 불안과 경계의 감각을 드러낸다. 유럽과 동아시아의 작가들은 우리 시대의 일상을
인천 주요 현안 수도권쓰레기매립지 공약이 지난 대통령선거와 비교해 후퇴했다.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와 대체매립지 확보 등을 위한 구체적 해법이 대선 기간 나오지 않는다면, 차기 정부에서도 이 현안을 매듭짓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주요 후보가 인천에 공통으로 내세운 공약은 수도권매립지 현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인천 10대 공약에 ‘수도권매립지 종료 후 인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으로 전환’을 담았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인천 맞춤형 공약 중 하나로 ‘대체매립지 조성 등 합리적인 매립지 정책 마련’을 내걸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어떻게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대체매립지를 조성할지 제시하지 못해 인천지역에서는 ‘뜬 구름 잡는’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2022년 대선에도 출마했던 이 후보는 3년 전 공약을 전혀 발전시키지 못했다. 이 후보가 발표한 인천 군·구별 공약을 보면, 서구에서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적극 협력해 임기 내 합리적 대안 마련’을 공약했다. 3년 전 이 후보의 서구 공약과 문장까지 똑같다. 제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도 인천 공약에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다뤘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개혁신당 소속 6·3 대선후보 3인이 “차질 없는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에 한목소리를 냈다. 기존 가덕신공항의 1본 활주로 한계론 지적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나란히 ‘2본 확충 찬성’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2본 확보안이 검토되는 분위기다. 부산이 진정한 ‘물류 중심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지역 숙원 해결에 대선후보들이 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3인에게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에 대한 공식 입장’을 묻자,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반드시’, ‘중대 사안’ 등을 강조하며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의지를 전면에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 부산 선대위는 대선 공약집에서 가덕신공항과 관련해 ‘차질 없는 추진이 필요하다’는 문장을 명시해 뒀다. 앞서 이재명 후보도 가덕신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선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대선후보 중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 인물은 김 후보다. 그는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각당의 외연 확장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0일 기준 현재까지 소위 '빅텐트' 구축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다. 이 후보는 중도와 보수 인사까지 포괄하는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보수진영 인사들에 대한 추가 영입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김상욱 의원의 입당,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합류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반윤을 넘어 반이준석 인사까지 아우른 모습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출신인 4선 이명수 전 의원과 남원 출신의 재선 이용호 전 의원 등에 대한 물밑 영입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주당은 “범보수 진영 인사들의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민주당 국민 빅텐트’가 펴졌다고 자평했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윤호중 총괄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내란에 반대한 애국 세력이 부패한 극우 카르텔에 맞서 이념이 아닌 국익을 위해 총결집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날 이재명 후보 역시 서울
6·3 대선에서 '수도권 민심 향방'의 또 다른 관전 요소는 양강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펼친 정책 수혜 지역 민심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대표 정책 'GTX' 등에 대한 편의를 본 지역 시민들은 저마다 확고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한편, 후보가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 등으로 "도지사 시절의 업적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지적을 날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지사 시절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수원) ▷공공개발 이익 환수(성남) ▷계곡 정비 사업(가평, 양주) 등, 김문수 후보는 ▷GTX(파주, 화성) ▷산단 개발(평택, 용인) 등의 정책을 펼쳤다. 이재명 후보가 재선 시장을 지냈던 성남시의 민심은 절대적이었다. 20일 찾은 성남 모란시장에서 제분소를 운영하던 50대 점주는 "무조건 이재명이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얼마나 잘했나"라며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을 할 때 우리 아이들이 청년 기본소득 혜택을 받았다. 지금까지 그런 정책을 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지역사랑상품권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성남시의 젊은 층 또한 이 후보의 정책으로 혜택을 많이 받았다며 시민들과 소통이 잘되는 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