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짝뼈국은 돼지 앞다리와 갈비뼈 사이에 있는 접짝뼈라는 특수부위를 푹 고아내 만드는 국이다. 접짝뼈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 제주어로, 사람마다 말하는 부위가 조금씩 다르다. 말하는 부위만 다른게 아니라 제주어여서 그런지 부르는 말도 접짝뼈, 접작뼈, 적짝뼈, 접착뼈 등 다양하다. 접짝뼈국은 메밀가루가 들어가 사골 육수와 고기 기름이 따로 놀지 않고 진득한 맛으로 어우러지면서 고소한 풍미와 조화를 잘 이뤄 감칠맛이 난다. 이를 제주어로 ‘배지근한 맛’이라고도 한다. 메밀가루를 풀어 넣으면 기름과 물의 유화를 잘 시켜주고, 국물이 빨리 식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기준 제주특별자치도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제주는 국내 전체 메밀 생산량의 절반 가까운 48%를 차지하고 있다. 가뭄에 강해 건조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은 토양의 물빠짐이 많은 제주에서 재배하기 적합한 작물이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메밀을 많이 재배해왔고, 그에 따라 요리에 메밀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접짝뼈국에는 무채가 들어있는데, 무는 메밀 껍질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성분이 있어 메밀과 궁합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접짝뼈국은 원래 제주에서 결혼식 때 신랑과 신부 상에만 오르는 귀한 음
역대급 태풍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제11호 ‘힌남노’가 제주에 바짝 다가오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태풍의 간접 영향을 받는 제주에는 벌써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더욱이 서귀포시 대정읍지역에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후 3시 타이완 타이베이 북동쪽 약 3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6㎞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태풍은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초속 49m(시속 176㎞), 강풍반경 430㎞, 강도 ‘매우 강’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태풍은 5일 오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340㎞ 부근 해상, 6일 오전 3시 서귀포 동북동쪽 약 50㎞ 부근 해상을 거쳐 6일 오후 3시 울릉도 북북동쪽 약 50㎞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측됐다. 태풍은 6일 오전 2시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 태풍 강도는 ‘매우 강’을 유지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매우 강’은 최대풍속이 초속 44~54m에 이르는 경우로, 바람에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날아갈 정도의 위력이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태풍의 간접 영향을 받는 제주지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이희성) 관현악단(단장 권성택)이 오는 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49회 정기 연주회 '본-거장 Virtuoso'를 선보인다. 관현악단은 창단 이래 전통음악을 토대로 정통성부터 지역성, 시대성 등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권 단장 취임 후 전통음악의 새로운 변화와 창작 작업을 통해 전통의 미래를 여는 무대를 기획했다. 2019년 '본'을 시작으로 2020 '본-Soul', 2021 '본-맥' 등을 선보였다. 올해는 4년간의 대장정인 '본' 연작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를 준비했다. 지역에서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전라도 거장의 삶과 예술혼을 재조명해 국악 관현악에 담아냈다. 한국 전통음악이 지닌 독창성과 정통성에 예술성과 창의성이 조화를 이루며 전통음악의 길을 제시한다. 해외에서 한국음악의 전령사로 활약하는 하와이대 도널드 워맥 교수가 작곡을 맡았다. 노래에 임환, 가야금에 지성자, 소리에 왕기석, 대금에 원장현 등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시대와 세대가 공감하는 무대로 전통의 가치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권성택 단장은 "전주에 와서 지역의 콘텐츠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지역에 계신 명인, 문화재 선생님부터 국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전북도를 비롯한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정부에 쌀값 안정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북지역 쌀 생산량은 2020년 55만6000톤에서 2021년 59만4000톤으로 3만8000톤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25일 기준 쌀값은 80㎏당 16만734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만1332원) 대비 24.2%나 폭락했다. 45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지난해 풍년으로 쌀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쌀값은 떨어지고, 재고는 쌓이고 있다. 올해도 풍년이 이어지며 쌀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이미 지난 7월 기준 전국 농협 쌀 재고량은 42만8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7000톤) 대비 81% 증가했다. 쌀값이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보다 20% 넘게 폭락하면서 쌀값 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통 농도인 전북은 쌀값 하락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와 관련 제주도를 제외한 8개 도는 7일 국회에서 '대정부 쌀값 안정대책 촉구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공동 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국내산 100
먼 옛날 폴란드 북부 항구도시 그단스크에 다니엘이라는 조각가가 살았다. 그는 당시 사람들로부터 ‘최고 중에서도 최고의 조각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람들은 그의 조각을 볼 때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였다. 다니엘이 가장 즐겨 다룬 소재는 그단스트의 상징인 사자였다. 그는 사자를 정말 생동감 넘치게 묘사했기 때문에 사자가 조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왜 사자가 포효하지 않고 하루 종일 가만히 앉아 있느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였다. 어느 날 그단스크 시장이 울리차 둘가 시장에 있는 시청 건물 정면에 그단스크의 상징인 사자 문장을 새로 새기기로 했다. 울리차 둘가는 ‘긴 시장’이라는 뜻이다. 시장이 길쭉하게 늘어졌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단스크를 상징하는 문장은 사자 두 마리가 서로 마주보면서 왕관을 보호하는 모양이다. 이 문장을 시청 건물에 새길 조각가는 의심의 여지없이 모든 시민의 사랑을 받는 다니엘이었다. 새 과제를 부여받은 다니엘은 열심히 일했다. 사자 문장을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쉬지 않고 조각에만 매달렸다. 그가 놀리는 끌이 돌을 긁어내는 소리와 망치가 끌을 때리는 소리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멈추지 않았다. 당시 폴란드
다음달 부산에서 열릴 2030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방탄소년단(BTS) 콘서트에 교통, 숙박, 안전 등 각종 우려가 쏟아지자, 결국 개최 장소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변경됐다. 팬들과 시민들은 안도감을 드러냈지만, 바뀐 장소에서도 바가지 요금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BTS 소속사 하이브 측은 지난 2일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 장소가 기존에 안내됐던 일광 특설무대에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은 “당사는 이번 공연의 취지에 맞게 부산 내 여러 장소를 다각도로 검토해 일광을 당초 공연 개최지로 선정했다”며 “부산시, 경찰, 소방, 한국철도공사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관객 여러분의 불편함이 없도록 운영적 측면에서도 면밀히 준비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이라는 공연의 목적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취지를 희석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공연 취지를 보호하는 한편, 관객 여러분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보다 쾌적하고 원활한
7일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제출할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계획서는 부산의 명운을 건 도전장이다. 전쟁의 역사를 오롯이 안은 채 격동기를 거치며 세계 산업 발전에 일조해 온 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은 질곡을 만나고, 끝없는 도전을 거쳐 오늘에 이른 도시다. 2030월드엑스포 도전은 그런 부산이 이제 인류가 어떤 세상으로 향할지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담대한 선언인 셈이다. 한동안 웅크린 채 새 가능성을 모색하던 부산이 찾아낸 돌파구가 바로 월드엑스포다. 부산 역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전력을 다해 새로운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 경험과 역사가 바로 부산이 세계 도시들의 대표가 돼 2030년 월드엑스포를 열겠다고 선언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음을 보여 준다. 우리의 기술을 뽐내려는 것도, 우리만 앞서 나가겠다는 것도 아니다. 누구보다 겸손하게 세계가 하나 돼 미래를 찾아보자고 제안하고 나서는 것이다. 가장 긴 시간 부산, 부산시민과 동행해 온 언론사인 〈부산일보〉 역시 부산의 도전을 그저 지켜볼 수만은 없다. 이에 창간 76주년을 기해 〈부산일보〉가 국내 언론사 가운데 가장 일찍 2030월드엑스포 유치
경상북도 고령군 개진면 '개경포(開經浦)'는 1200년 전 대가야로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와 청정한 낙동강을 품고 사람사는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개경포는 조선시대까지 경상도 내륙지역의 곡식과 소금을 운송하던 커다란 포구였다. 배를 타고 가는 길이 너무 아름다워 낙강칠현이라 불렸다. 송암 김면, 옥산 이기춘, 청휘당 이승 등이 뱃놀이를 즐기며 시를 읊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장으로 활약하던 송암 김면이 궁중보물을 탈취해 운반하던 왜적 1천600여 명을 수장시키고 보물을 되찾은 곳이다. 고령군은 낙동강 본류 55㎞가 휘돌아 지나간다.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된 낙동강이 부산앞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가장 많은 면적을 접한 지방자치단체이기도 하다. 개경포 지역은 낙동강의 강폭과 수심이 가장 깊다. 1970년대까지는 부산 구포에서 올라오는 각종 선단이 접안할 수 있는 나룻터도 크게 성행했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에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1950년대 말 민요가수 황정자와 가수 오승근이 부른 '처녀뱃사공' 노래가 들리는 듯 하다. 노랫말의 진짜 탄생지라는 설도 있다. 인근 청룡산 자락 청운각에서 굽이치는 낙
▶박차호(마리아) 씨 2일 별세, 이영규·인규·명규 씨 모친상, 김영옥·정진 씨 시모상, 이학주(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기자)씨 조모상. 빈소=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202호, 발인= 4일(일) 오전 9시, 장지=남양주 추모공원. ☎ 02-2030-7900
대표적인 대구 출신 문인으로 꼽히는 정호승 시인의 서정을 한껏 품은 새 명소가 오는 11월 대구 수성구에 들어선다. 수성구청은 지난달 31일 정호승 문학관 업무협약식과 콘텐츠 기획 및 공간 연출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정 시인과 김대권 수성구청장, 배선주 수성문화재단 대표가 참석한 이날 협약식에서는 문학관 작품 전시의 기본 콘셉트와 콘텐츠 개발 방향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로 이주한 정 시인은 삼덕초, 계성중, 대륜고 등을 다니며 성장했다. 그는 유년기를 보낸 수성구 범어천에 대해 "어머니와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해왔다. 정 시인은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첨성대'가 당선돼 등단했으며 정제된 서정으로 비극적 현실 세계에 대한 자각과 사랑과 외로움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평가된다. 대표작으로는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1979), '서울의 예수'(1982),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1997), '외로우니까 사람이다'(1998), '이 짧은 시간 동안'(2004), '포옹'(2007) 등이 있다. 정호승 문학관은 범어3동 행정복지센터가 이전한 자리에 '생활문화센터' 형태로 들어선다. 지하 1층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