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외딴섬의 마지막 해녀들과 뉴욕 맨해튼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이민자 극작가. 이들의 서로 다른 삶의 교차를 무대로 풀어낸 연극 엔들링스(Endlings)가 대전을 찾는다.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13-14일 이틀간 공연되는 엔들링스는 두산아트센터, 제주아트센터,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한 연극이다. 서울 초연 당시 개막 전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엔들링(Endling)'은 한 종의 마지막 생존 개체를 뜻하는 생태학 개념이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각본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감독이자 극작가 셀린 송(Celine Song)의 대표 희곡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오프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절묘하게 풍자적이고 신선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번 연극은 해당 개념을 바탕으로 지역성과 이주, 정체성과 소속의 문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한국 남도의 가상 섬 '아일랜드오브만재'에서 살아가는 마지막 해녀 세 명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캐나다인 극작가 하영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방식이다. 사라져가는 존재와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을 전한다. 연출은 2022년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출상을 동시에
(재)거창문화재단(이사장 구인모)은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10일간 수승대 일원에서 ‘제35회 거창국제연극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연극제의 슬로건은 ‘Humans, A dramatic world Revealed in nature 인간, 자연속에 연, 극적인 세상!’으로 이를 담은 메인 포스터는 콜라주 기법의 유쾌한 이미지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이번 연극제는 지난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 참가단체 공모를 진행해 국내외 152개 공연단체의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총 7개국 57개 단체 참가가 확정됐다. 공식 초청 공연과 경연 공연, 프린지 공연을 포함해 총 76회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으로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해외 초청작으로는 대만의 ‘더블씨어터 극단’, 벨기에의 1인극 ‘가르 상트랄 극단’ 외에도 불가리아, 스페인, 호주, 프랑스 총 6개국 6개 단체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연극제 개막과 폐막은 수승대 거북극장(옛 돌담극장)에 조성되는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개막공연은 SBS 퍼포먼스 합창 배틀 프로그램 ‘싱포골드’ 우승팀 ‘헤리티지’와 국내 유스&
순교의 아픔을 넘어 세계를 향한 희망의 성지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은 전 세계에 깊은 울림을 안겼다. 평생을 약자와 함께하며 평화와 사랑, 화해를 실천한 그의 삶은 한국에서도 깊은 의미로 남아 있다. 충남 서산의 해미국제성지는 그 정신을 간직한 특별한 곳이다. 조선 시대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이곳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국제성지’로 지정되며 평화의 상징이 됐다. 신앙의 역사를 품은 이곳은 이제 치유와 성찰,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는 공간으로 거듭나며, 누구나 잠시 멈춰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 순교의 땅, 세계를 향한 성지가 되다 해미국제성지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병인박해 등 조선 후기의 탄압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고자 목숨을 바친 순교자 1천여 명의 피가 이 땅에 스며 있다. 겉보기엔 평온한 언덕과 숲길이지만, 이곳은 오랜 시간 고통과 희생의 흔적을 간직한 성스러운 공간이다. 그 신앙적 가치를 인정한 교황청은 2020년 해미성지를 ‘국제성지’로 공식 지정했다. 이는 국내에서는 유일한 사례이며, 아시아 전체로 봐도 단 두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대통령실 직원이 근무 중 의식을 잃고 병원에 이송됐다면서 "안타까움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 전 대통령실 직원이 과로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맡은 일은 걱정 말고, 건강 회복에만 집중해주었으면 한다"고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이라며 "부디 스스로를 먼저 돌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대통령 혼자서는 결코 성과를 낼 수 없다"며 "공직자 여러분께서 한마음으로 협력하고 힘을 합쳐주셔야 국민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을 대통령실 직원들과 각 부처의 모든 공직자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다"며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존경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서 신변보호(피해자 안전조치)를 받던 여성이 스토킹 끝에 살해당했다. 경찰은 이틀째 유력 용의자의 행방을 쫓고 있으며, 용의자가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곽 야산 일대를 수색 중이다. 피해자가 이미 위협을 호소해 보호조치까지 받은 상황이었음에도 결국 피살된 사건에 대해 제도적 허점과 사법 대응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의자 이틀째 행방 묘연…야산 도주 가능성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피살 사건 용의자는 사건 발생 이틀째 행방이 묘연하다. 목격자 제보도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공개 수배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대구경찰청 등은 전날 오전 3시 29분쯤 대구 달서구 장기동에 있는 아파트에 침입해 5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난 유력 용의자 40대 남성 B씨를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이날 세종시 야산에서 행방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가 택시를 타고 세종시 인근 야산에서 내린 것으로 보고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해당 야산 일대에 수색견, 드론, 기동대 등을 투입해 수색 중이다. 다만 B씨가 야산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
정부가 국가계약 입찰 조건을 어기고 공사 기간 연장안을 낸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가덕신공항 기본설계에 대해 공식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부산시는 새 정부가 이제는 혼란을 매듭짓고 조속한 착공을 위해 기존 공기대로 다음 입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9일과 10일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중심위)를 열어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본설계안을 심의했고, 그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설계안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번 중심위는 국토부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중단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로 진행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4월 28일 입찰 공고의 공사 기간인 84개월(7년)보다 2년 긴 108개월(9년)을 반영해 기본설계를 제출했고, 정부 보완 요구도 거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적격 처리를 한 이유는 기본설계안의 공사 기간이 입찰 조건에 제시한 공사 기간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설계안이 적격 판정을 받으려면 △입찰 조건을 유지했는지 △설계 점수가 기본 점수 이상을 받았는지 △중대한 하자는 없는지 등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입찰 조건의
인천 제3연륙교(서구 청라~중구 영종) 준공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통행료 문제는 아직도 원점이다. 협상 주체인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의 줄다리기가 길어지는 사이 사업비를 부담한 영종·청라 주민들은 ‘하루 1회 왕복 무료’라는 반쪽짜리 정책으로 공공도로를 써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6월 중 계획한 제3연륙교 ‘통행료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인천시가 부담해야 할 기존 민자도로(영종·인천대교)의 손실보전금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3연륙교 유료화(통행료)를 먼저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올해 12월이면 제3연륙교가 준공된다. 하지만 인천시는 영종·청라 주민에 한해 ‘하루 1회 왕복 무료’를 제시했을 뿐 통행료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제3연륙교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중구 영종국제도시를 연결하는 길이 4.7㎞의 왕복 6차선 도로다. 사업비 7천709억원 가운데 6천200억원은 영종·청라 조성원가에 반영돼 주민들이 부담한 셈이다. 제3연륙교 건설은 계획보다 10년 넘게 지연됐다. 국토부와 기존 민자도로 사업자가 맺은 ‘경쟁방지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에는 제3연륙교가 생겨 기존 민자도로 교통량이 ‘현저히 감소’하면 정
경남도의회가 ‘부전~마산 복선전철 승강장안전문(PSD) 교체사업’의 지지부진한 진행을 지적하고 부전과 마산을 잇는 철도사업의 적기 개통을 촉구했다. 경남도의회 정쌍학(창원10·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열린 제424회 정례회 제1차 건설소방위원회 2024회계연도 경상남도 결산 예비심사에서 “‘부전~마산 복선전철 승강장안전문 교체사업’ 추진실적을 보면 공정률이 현재 10% 불과하다”며 사업 지연 사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표주업 경남도 물류공항철도과장은 “실시설계를 포함해 3월에 착공했고 현재 PSD 교체 작업 중에 있다. 현재 시점 공정률은 45%이고, 10월 안에는 준공될 것”이라고 대답하자, 정 의원은 “가장 중요한 건 빠른 개통이다. 작년에도 신속한 개통을 지적했으나 많이 늦어지고 있다”며 빠른 진행을 당부했다. 승강장안전문 교체는 부전~마산선 구간에 있는 장유역, 부경경마공원역, 강서금호역, 사상역 등 4개 역에서 이뤄진다. 총사업비는 127억원으로 도가 25억4000만원을 부담한다. 정 의원에 따르면 부전~마산 복선전철 철도 사업의 공정률은 2020년 지반침하 사고 발생 당시 97.8%였고 이후 5년째 멈춰 있다. 국토교통부와 스마트레일은 이후 복구공
강원일보 창간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강원의 역사展’이 11일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1945년 광복 직후 독립운동 조직인 문화동지회가 창간한 강원도 최초의 일간지, 강원일보가 80년간 이어온 기록의 여정, 그 궤적들을 집대성한 것이다. 이날 관람객들은 강원일보의 지난 발자취를 입체적, 시각적 아카이브(archive)로 풀어낸 전시장을 돌아보며 강원특별자치도민과 함께 호흡해 온 강원도 최고 언론의 발자취는 물론, 강원도의 현대사와 그 흐름을 함께해 온 기록의 가치를 되새겼다. 전시장은 총 17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입구에서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기자증을 제작해 목에 걸고 기자의 시선으로 전시장을 둘러봤다. 지난 80년 간 신문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강원일보 연혁’과 ‘제호변천사’, ‘시대별 신문’ 코너부터 ‘특종 및 수상사진’, ‘특종기사’ 섹션까지 전시는 강원일보의 저널리즘 현장을 생생히 전했다. 언론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특종 보도와 시대별 지면은 물론 취재 현장에서 사용된 기자들의 수첩과 원고지, 사진전송기와 타자기 등 실제 취재 활동에 사용된 물품들도 함께 전시돼 현장감을 더했다.
새만금에 조성 중인 첫 정주형 도시인 ‘수변도시’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제학교' 유치·설립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학교가 새만금 수변도시 개발 전략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이유는, 새만금이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주거, 교육,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정주형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국제학교는 단지 외국인 자녀를 위한 교육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외국계 기업 유치, 전문 인력의 장기 정착,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유도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국제학교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새만금개발공사 역시 수변도시 분양 전략 중 최우선 과제로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개발공사는 국제학교가 주한미군 자녀, 향후 유입될 중국계 기업 자녀, 수도권 고소득층 자녀 등 내·외국인 수요를 고르게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이러한 전략이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지역은 국제학교 유치를 통해 고급 주거 수요를 창출하고, 외국인 투자를 촉진했으며, 도시 브랜드도 크게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