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을 상시개방한 지 약 1년 만에 낙동강 하구에서 생태 복원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 방류한 연어가 하굿둑에서 70여km 떨어진 경남 창녕함안보 하류에서 발견되는 등 하굿둑 건설 이전의 다양한 생물이 사는 ‘기수역(강물과 바닷물이 만나 염분 농도가 강보다 높고 바닷물보다 낮은 강 하구 일대)’의 모습을 점차 찾아가는 모양새다. 한국수자원공사(수공) 낙동강유역본부 부산권지사가 22일 공개한 지난 1년간 생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하굿둑 상류의 회유성 어류 분포 범위가 확대됐다. 수공은 지난해 2월 18일부터 매달 ‘대조기(음력 보름과 그믐 무렵에 밀물이 가장 높을 때)’에 낙동강 하굿둑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입했다. 2021년 4차례에 걸친 시범 사업 기간을 거쳐 지난해의 경우 총 9번의 대조기에 43회에 걸쳐 해수를 유입하는 등 상시 개방하자 하구 생태계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숭어에서 바다빙어, 은어, 농어, 점농어, 학꽁치까지 회유성 어종 6종이 하굿둑 상류에서 확인됐다. 회유성 어종은 강에서 부화해 바다로 갔다가 성어가 되어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어종을 말한다. 지난해 바다빙어와 은어는
“좋은 영화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어요. 좀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에요.” 신작 ‘멍뭉이’로 돌아온 김주환 감독의 말이다. 감독의 이런 믿음은 새 영화를 준비하며 고뇌하고 흔들릴 때마다 그를 다시 서게 했다. 덕분에 이번 작품의 외피는 전작 ‘청년경찰’ ‘사자’와 달라도 영화의 결이 서로 맞닿아 있는 느낌을 준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우리 영화가 선한 영향력의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사촌 형제 민수와 진국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새 반려인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 감독은 개인적인 경험과 유기견 관련 조사를 더해 영화를 완성했다. 그는 “저도 강아지를 오래 키웠다”며 “영화에 나오는 ‘루니’와 ‘레이’는 예전에 제가 키웠던 반려견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는 “유기견 센터에서 일하시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 이야기들은 최대한 원형으로 가져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려고 발톱을 모두 뽑아놓고 유기한 사례도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직접 가르치려는 영화는 아니에요. 다만 이런 것도 있다고 알려주면서 생각해볼 수 있
자연과 인간을 위협하는 기후범죄, 캐나다 이누이트족의 예술, 우크라이나의 자유.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세계의 다양한 이슈를 예술로 풀어낸 다양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열리는 본 전시와 함께 광주 곳곳의 예술공간에서 관람객을 만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1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와 관련한 전시 주제, 참여작가, 큐레이터 등 진행상황을 발표했다.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미술축제 베니스비엔날레가 운영하는 국가관처럼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기관이 직접 예산을 투입해 자국의 큐레이터, 예술가 등과 함께 전시를 꾸리는 기획으로, 광주의 다양한 예술공간과 지역 큐레이터 등이 협업을 진행한다. 첫해였던 지난 2018년에는 필리핀 등 3개 국가가, 2021년에는 스위스와 대만 2개국이 참여했었다. 올해는 네덜란드,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 역대 최대 규모인 9개국이 참여하며 지역 협력기관으로는 광주시립미술관, 이이남 스튜디오 등이 함께 한다. 각 국가별 파빌리온은 동시대 화두인 기후 문제와 자국 전통, 소수민족 문화 등을 아우르면서 본전시와 호
대구의 대표 근대화가인 전선택(스테파노) 화백(사진)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전 화백은 1922년 평북 정주에서 출생해 이중섭의 후배로 오산학교를 졸업했으며, 일본 가와바타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수학했다. 1946년 월남해 1954년 대구에 정착, 대륜중과 영남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80년대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걸으며 이상회(以象會), 한국신구상회 창립에 참여하는 등 대구 미술의 토대 형성과 전개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4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19년 대구미술관 지역작가 회고전, 2021년 대구미술협회 주최 특별회고전을 갖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 다수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그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색채와 독창적 조형미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화폭에 담아왔다. 고단하고 절박했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켜, 그만의 자유로운 작업세계로 표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인복 씨와 딸 전경자 씨가 있다. 빈소는 수성구 천주성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3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경산 갑제묘원. 053-792-1024.
[아산]"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면 나도 따라 날아 가고 싶어. 파란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나도 따라 가고 싶어." 변진섭이 부른 '새들처럼'의 가사다. 새들처럼 날진 못하지만 나는 새, 쉬는 새를 사진에 담고 아픈 새를 구조해 돌보는 이가 있다. 김상섭(70·아산시 도고면)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시지회장이다. 김 지회장은 독극물에 중독돼 죽은 새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1997년 조류보호 봉사활동에 뛰어 들었다. 지회 결성을 주도해 초대 회장으로 26년째 조류 구조 및 생태 모니터링에 앞장서고 있다. 맹금류 야생 조류를 돌보며 아찔한 경험도 했다. 2010년 타지에서 탈진한 천연기념물인 흰꼬리수리를 구조했다. 사흘간 집에서 직접 돌본 뒤 방사하던 날 흰꼬리수리가 김 지회장의 입술 부위를 부리로 찍었다. 열일곱 바늘이나 꿰맨 자리는 흉터로 남았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구조활동에 복귀했다. 보람을 느낀 순간도 여러 번. 2000년대 광덕산에서 청설모가 기승을 부리며 호두농가가 수확량 감소로 울상이라는 소식을 듣고 민간과 손잡고 수리부엉이를 방사해 효과를 보았다. 5년 전 아산시 인주 들판에서는 독수리 20여 마리를 구조했다. 김 지회장은 요즘도 매일 아산과 천안
“(저세상에서는)이래 갇혀 있지 말고 온 세상을 다 날아다니시소.” 지난 15일 오전 부산 영락공원 무연고자실. 내내 감정을 억눌렀던 김자야(77) 할머니가 끝내 눈물을 훔쳤다. “이제 됐다”며 돌아가자면서도 한동안 유골함 앞을 지켰다. 아직 할 말이 남은 듯했다. “낸주 저세상 가면 또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근데 못 만납니다. 너무 (사람이)많아서 못 만나요. 이름 석 자 가지고 찾아지겠습니까. 그래도 꼭 한 번 찾아볼게요. 허허.” 김 할머니는 애써 소리 내 웃고는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비록 유골뿐이지만 아버지를 만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아버지 김복경 씨는 해방 후 귀국선 ‘우키시마호’를 탔다가 목숨을 잃었다. 부산항을 향했던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교토 마이즈루항에서 의문의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최소 5000명의 한국인이 수몰된 것으로 추정되며, 폭발 원인을 두고는 일본의 고의 폭침 의혹이 짙다. 사건 당시 김 씨는 불과 18~19세. 이제 막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와 뱃속 아기를 조국에 남긴 채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았다. 김 할머니가 태어나기 2주 전 일이었다. 다행히 최근 영락공원 무연고자실에서 김 씨
광주시가 무등산 조망권 등을 위해 ‘상업지역 40층, 주거지역 30층’으로 규제했던 건물 층수 제한(높이 관리)을 2년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지역별 특성에 맞게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차등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바뀌는 층수 제한 규정으로 행정의 신뢰성 저하는 물론 기존 규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층수를 낮춰야 했던 아파트 업체와 입주 시민의 형평성 제기, 고층건물 신축에 대한 거부감,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 등도 예상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민선 8기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경관 및 건축물 디자인 향상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강 시장은 “도시기본계획 및 경관계획(2040경관기본계획) 완료 시점인 상반기에 획일화된 높이 관리 원칙을 폐지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도시경관을 탄력적으로 관리하겠다”면서 “주요 상업지역, 관문 등 경관 형성이 필요한 지역에 창의적 건축물과 역동적인 스카이라인을 조성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또 “더는 건축물을 바라볼 때 단순히 층수가 높고 낮고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며 “지금까지는 건물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를 돌보는 이른바 '황혼 육아'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경기도에서도 조부모 돌봄수당에 대한 카드를 검토 중이다. 다만 부정수급에 대한 우려는 물론 육아에 대한 부담이 조부모 세대에 전가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쉽게 정책으로 도입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시가 오는 8월부터 조부모 돌봄수당 지원을 예고한 만큼, 제도가 안착하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는 자녀의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에 대한 돌봄수당 도입을 검토했다. 서울시가 조부모 돌봄수당을 포함한 서울형 아이돌보미 지원사업을 발표한 것이 발단인데, 서울시는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36개월 이하 영아를 돌보는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에게 월 40시간 이상 아이를 돌볼 경우 아이 1명당 돌봄수당 월 3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덩달아 도청 홈페이지 내 '도지사에게 바란다'에도 제도 도입을 요청하는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18일 한 도민은 "저출산에 복합적인 문제가 있지만, 맞벌이 돌봄문제가 제일 크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걱정거리다. (이 같은 상황에) 말없이 조부모들이 육아를 담당하는 가정이 부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에 따라 내년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경기·인천 지역선거구 의석 비중이 역대 최초로 과반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행법상 고정된 지역구(253석)와 비례대표(47석) 의석 정수에 변화가 없다면 농·산·어촌 등 인구감소 지역 의석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선거제 개편 논의 과정에서 지방 대표성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 회의 참고자료에 따르면 내년 총선 지역선거구 획정기준일(1월 31일) 현재 수도권 시·도 적정 의석은 128석으로 총 지역선거구 253석의 50.5%를 차지했다. 지난 총선 당시 121석에서 7석 증가한 수치다. 4년 전 지역선거구 획정기준일과 비교할 때 수도권 인구가 57만여 명 늘고, 비수도권 인구가 17만8천 명가량 줄어든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제17대(2004년) 44.9%, 제18대(2008년) 45.3%, 제19대(2012년) 45.5%, 제20대(2016년) 48.2%로 수도권 의석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했다. 지난 제21대(2020년) 47.8%로 소폭 하락했으나 제22대엔 역대 최초로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새만금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군산군도 케이블카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애초 계획대로면 올해 말 완공되어야 하지만, 관련법을 새만금사업법에서 국토계획법으로 변경 적용하겠다는 새만금개발청의 입장 변화로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첫 발을 뗀 고군산군도 케이블카는 신시도에서 무녀도까지 4.9㎞구간(사업비 약 975억 원)에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2019년 6월 새만금청과 새만금개발공사, 군산시는 업무협약을 맺고 타당성 용역을 마쳤다. 그러나 4년이 다 되도록 사업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케이블카 설치 구간 전체를 새만금 사업지역에 편입하기로 2021년 12월 관계기관이 의견을 모았지만 새만금청이 돌연 입장을 바꿔서다. 새만금청은 수익 사업인 케이블카를 공기업이 추진하는 게 적절치 않고, 공익성도 크지 않아 토지 수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최근 열린 회의 자리에서도 새만금 사업지역 편입을 포기하고, 새만금사업법이 아닌 국토계획법 적용·추진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사업에 국토계획법을 적용할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