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한 자동차 대리점이 고객들을 상대로 자동차 값을 다 받고도 할인해주겠다며 캐피탈에 추가 대출을 받게 한 뒤 약속했던 할부금을 제대로 주지 않아 수십 명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6일 피해자들과 경찰에 따르면, 마산합포구의 한 쉐보레 대리점은 현금과 카드 할부로 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캐피탈 업체와 할부 계약을 하면 캐피탈 업체에 내야 하는 할부금을 대리점에서 내주고, 수백만원도 아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대리점에서 제공하기로 한 캐피탈 할부금이 고객에게 입금되지 않으면서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자인 A씨는 지난해 10월 아들 차를 구매하기 위해 해당 대리점을 찾아 현금과 카드 할부로 2410만원의 차량을 구매하기로 했다. A씨에 따르면 대리점 대표의 가족이자 영업직원인 B씨가 캐피탈 업체와 할부 계약을 해주면 10% 할인을 해주겠다고 제안, 10% 할인된 차량 대금을 한꺼번에 입금한 뒤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또 맺었다. 그러나 이달부터 대리점에서 제공해야 할 할부금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직원이었던 A씨는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회사 내부에 같은 피해를 본 사람이 더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차 한 대를 사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이하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가 길었던 타향살이를 끝마치고, 2023년 고향인 평창 오대산으로 되돌아온다. 110년만이다. 지난 24일 본회의를 통과한 2023년 정부 예산안에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의 제자리 찾기 운동과 관련된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 운영 예산 15억4,200만원이 반영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환지본처(還至本處·제자리로 돌아감)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은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의 오대산 봉안을 위해 월정사 인근에 건립된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말하는 것으로, 문화재청이 이를 월정사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내부 리모델링을 한 후 내년 하반기에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를 이곳으로 옮겨놓게 된다. 실록은 110년, 의궤는 101년만에 평창으로의 귀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1913년과 1922년 일제에 의해 무단으로 약탈된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약탈 문화재의 반환 청구권을 상실한 정부를 대신해 월정사 등 민간단체가 펼친 문화재 환수운동을 통해 2006년과 2011년에 국내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문화재 보호법의
도시숲 한가운데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사업과 이도주공 1단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나란히 건축계획심의를 통과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건축계획심의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사업과 이도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에 대해 모두 ‘조건부 동의’를 의결했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사업 관련, 위원들은 재해영향평가 결과와 각 조건에 따른 내용을 반영해 사업 승인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건축 계획적 변경이 있을 경우 건축계획심의를 다시 신청하라고 밝혔다. 또 일조 미달 세대 해소를 위한 옥상반사경등 설치 시 민원 발생이나 건축물 미관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단지 내부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안전한 보행 동선을 계획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가로변 1단지에서의 시각적 부분 완화를 위해 폭 3m 이상, 수고 5m 이상으로 차폐 조경을 계획하라고 요구했다. 위원들은 이도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서는 건축물 동별 높이는 42m 이하여야 하며, 높이가 건축법상 높이 산정 기준에 적합해야 하는 만큼 사업 계획 승인 부서 허가권자에게 확인을 받으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공보행통로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바닥 패턴과 유도 안
전북도가 광주시∙전남도와 공동 추진하는 ‘전라도 천년사’ 발간을 잠정 연기한 가운데 이같은 결정이 전문가의 의견수렴 없이 진행되면서 ‘독단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전라도 천년사 발간 연기 배경이 된 일부 시민단체의 역사 왜곡 주장이 주류 학계의 의견이 아닌 것으로 전해져 전북도의 미숙한 행정이 오히려 역사 왜곡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26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긴급 임시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전라도 천년사' 발간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연기된데 따른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시민단체는 ‘일본서기’와 ‘임나일본부설’에서 남원을 ‘기문국’으로, 장수는 ‘반파국’으로 표기한 것을 근거로 '전라도 천년사'의 역사 왜곡을 주장했다. 그러나 회의에서 편찬위원 등은 이들의 주장이 항시 있었던 만큼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민단체가 내세운 일본 야마토왜가 4세기 후반 한반도 남부지역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의 경우 학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폐기된 학설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문’이라는 표현은 일본의 최초 사서인 ‘일본서기’ 외에도 6세기 중국 양나라 때 제
지난 2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장애인 참배움터’. 거동이 불편해 전동 휠체어를 타고 온 이들부터 지적 장애인까지 학생들로 강의실은 북적북적했다. 밖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었지만 학생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참배움터에 다니는 성인 장애인 학생 60여 명 중 절반이 자리를 채웠다. 이날은 부산 유일 성인 야학인 장애인 참배움터 종강식이 있던 날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뜻 깊은 날이지만, 이중설 교장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이 교장은 “날이 이렇게 추운데 종강식에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 뿌듯하다”면서도 “해를 거듭할수록 재정 문제가 심각해져 다음 학기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부산 유일 장애인 야학인 ‘장애인 참배움터’의 교실 불이 꺼질 위기에 놓였다.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은 부족하고, 치솟은 물가와 경기 침체로 경영난은 악화됐다. 그나마 위안이 됐던 후원도 끊길 위기다. 참배움터는 학령기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성인 장애인들에게 한 줄기의 등대 불빛과 같은 곳이다. 학령기에 교육을 받지 못한 뇌병변장애인, 지체장애인 등 성인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검정고시나 창업 교육 등 생애주기에 따른 모든 교육을 한다. 보건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지 수성못이 대형 수상공연장과 랜드마크급 보도교인 '스카이브릿지' 등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성구 지역의 숙원 사업이면서 수년 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관광인프라 확충 사업이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로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수성구와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올해 예산 국면에서 국토교통부의 해안및내륙권발전사업을 통해 수성못 월드클래스 수상공연장, 수성못-들안길 연결 스카이브릿지 조성 사업 설계비 3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월드클래스 수성못 공연장' 조성사업은 약 90억원을 투입해 수성못에 2천115㎡ 규모의 수상무대를 만드는 게 골자다. 노후화된 기존 무대를 철거하고 물위에 뜨는 '플로팅' 방식의 수상무대와 관람석을 설치한다. 객석 규모는 2천115㎡, 전체 공연장 면적은 4천260㎡로 수성못 면적 대비 2.6% 수준이다. 객석 규모는 1천700석에 달한다. 대구 도심지역 대표 관광지인 수성못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고품격' 공연장이 들어서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로 꼽혔다. 공연장은 내년에 실시설계 및 공연장 조성공사를 시작해 2024년까지 준공하는 게 목표다. 수상무대와
“가시리 가시리잇고(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나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부른 노래 ‘가시리(일명 귀호곡)’이다. 가시리의 가사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널리 알려졌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시리 악보도 전해오는데 왜 그런 것일까? 부산의 정가(正歌) 가수 제민이는 “악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시리뿐 아니다. 청산별곡, 서경별곡, 만전춘, 이상곡, 상저가, 사모곡, 쌍화점 같은 다른 고려가요도 마찬가지다. 제민이 등 그의 스터디그룹이 고려가요 전곡의 리듬 해석에 도전했다. 제민이는 27일 오후 7시 30분 해운대문화회관 고은홀에서 국내 최초로 고려가요만으로 독창회를 개최한다. 2016년 전통 가곡 독창회를 국악 반주로 연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독창회다. “고려가요는 지금까지 14곡이 전해옵니다. 고려가요 악보와 1절 가사는 세종실록, 대악후보, 시용향악보, 금합자보 등에 실려 있고, 가사 전체는 악장가사라는 가사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8곡을 준비해서 들려줍니다.” 제민이는 부산대학교 국악학과(현 한국음악학과)에서 정가를 전공했다. 정가는 전통 정형시에 선율을 붙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대면 크리스마스'에 대구 주요 성당과 교회가 북적였다. 한파 속에서도 많은 시민이 성탄절 미사와 예배에 참여해 이웃들과 축복을 나눴다. 25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대성당(계산성당)에서는 신자 수백 명이 성탄미사를 함께 했다. 계산성당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집전으로 성탄대축일 밤 미사가 열리면서 1천여 명이 모였다. 계산성당을 찾은 많은 신자는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다시 모여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복할 수 있다는 기쁨을 전했다. 이들은 미사에 함께 찾은 신자에게도 서로 축복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천주교 신자 정미애(60) 씨는 "3년 만에 돌아온 대면 크리스마스 예배라서 더욱 뜻깊다. 크리스마스 미사는 마음이 한층 더 깊어지는데, 올해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 모금에도 참여하고 응원 인사도 전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며 "축복 기도를 통해서 내년에는 코로나19도 완전히 물러가고 더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말 내내 지역 곳곳 교회에도 성탄의 기쁨을 나누려는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순복음대구교회에서 열린 24
◇대전예당 송년음악회 '크리스마스 콘서트' -크리스마스 메인으로 다양한 변주곡 연주 대전예술의전당은 22일 아트홀에서 송년음악회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대전 출신의 세계적인 플루티스트 최나경과 한국 재즈계를 이끌어가는 전용준 트리오, 매력적인 보컬의 남성듀오 듀에토와 재즈보컬리스트 김혜미가 크리스마스 캐럴 등 다양한 연주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를 메인으로 클래식 팬은 물론 가족과 친구, 연인이 함께 듣기 편한 캐럴이 다양한 변주곡으로 연주될 예정이다. ◇한요한 작곡 발표회 -'삶과 기타, 위로의 이야기'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한요한의 작곡 발표회 '삶과 기타, 위로의 이야기' 공연이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아트브릿지에서 열린다. 한요한은 목원대 작곡·재즈학부에서 재즈기타를 전공했으며 지난해 'Last Spring'을 발매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데뷔했다. 이후 '그럼에도', '나의 통영', '위로가 필요한 자에게', 'For Someone'을 발매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발표회는 한 편의 시를 읊조리듯 짧고 함축적이며 서정적인 자작곡들로 구성됐다. 공연을 통해 작곡자의 삶을 음악으로 전해 들으며 각자의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떠올리
코로나 19로 2년간 주춤했던 지역 문화계는 올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다채로운 행사를 이어갔다. 올 한해 문화계 이모저모를 미술, 공연, 문학, 문화재 등 4차례로 나눠 결산한다. 올해 광주는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등 지역을 대표하는 대규모 행사는 열리지 않았지만 루오전, 이건희 컬렉션 등 지역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대형 전시가 잇따라 개최돼 미술애호가들을 즐겁게했다. 또 유네스코 지정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G.MAP’도 문을 열었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조르주 루오’(9월 16일~2023년 1월 29일)는 세계적인 거장 조르주 루오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전시에는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와 조르주 루오 재단에서 엄선한 200여 점의 유화·판화·드로잉·스테인드글라스·타피스트리 등 다양한 작품이 나왔다. 또 이중섭·구본웅·김재형 등 루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나는 연계전시 ‘조르주 루오와 한국미술:시선 공명’전도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시선을 선사했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전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