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빈집의 3분의 1이 광주·전남에 산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타 지역에 거주하는 빈집 소유자 상당수가 개발 기대 심리, 복잡한 소유 관계, 무관심 등의 이유로 빈집을 방치하면서, 광주시와 전남도의 철거·활용 계획에는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돌보는 사람 없이 장기간 버려진 주택들은 수십 년 전 석면 재질의 슬레이트 지붕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은 물론 가로 경관을 저해하거나 안전사고나 범죄 발생 우려까지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남 농어촌으로 귀농·귀어하려는 도시민들이 적합한 주거지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시가지 내에서는 주차장, 공원, 텃밭 등으로 활용되지 못해 공간이 낭비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신속하게 빈집을 수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준 전남지역 빈집은 1만9727호로 이 가운데 철거 대상은 1만1003호(55.8%), 활용 가능은 8724호(44.2%)였다. 광주에도 철거 대상 753호, 활용 가능 882호 등 비어있는 주택이 1635호가 있다. 광주·전남의 빈집은 2만1362호로, 전국(6만5203호)의 32.8%에 달했
정부가 DMZ(비무장지대)를 신규 국립공원 대상지로 선정하자 DMZ 일원의 최대 행정구역을 보유한 경기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생태공원과 탐방로 등 도가 추진하는 DMZ 관광 활성화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이미 국가의 중첩 규제를 받고 있는 경기 북부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 사업인 '북부특별자치도' 설치가 규제 완화와 DMZ 인근의 생태, 인적 자원을 활용한 발전 계획을 구상하고 있어 정부 계획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대 최대 행정구역 보유한 경기 생태공원·탐방로 추진사업 '탄력' 환경부가 확정한 '제3차 자연공원 기본계획'을 보면 육상 국립공원 면적을 앞으로 10년 동안 현재(3천973㎢)보다 1천378㎢ 늘린다. 이를 위해 DMZ를 새 국립공원 대상지로 선정하고, 지정 절차 추진에 착수할 계획이다. DMZ 일원의 총 길이 248㎞ 중 경기도가 103㎞인 서부 권역(파주~연천)을 보유하고 있다. 도는 일단 생태 보전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서부 권역에서 발견된 생물상은 총 3천43종으로 그중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은 각각 63종, 35종에 달하
국립민속박물관은 파주 민속아카이브에 '기증자의 서가'를 상시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기증자의 서가'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미등록 기증자료를 순차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으로, 민속아카이브 자료의 이해를 돕고 기증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했다. 특히 '기증'은 민속아카이브 자료를 수집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아카이브의 100만점이 넘는 자료 중 절반에 가까운 45만여 점이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기증받은 자료라고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미등록 기증자료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공간 6인의 아키비스트(민속학자·사진가) 기증품 6·25전쟁 중 평화로운 일상을 촬영한 외국인의 사진이나 민속학자가 채록한 민요 음원, 돌잔치를 촬영한 1980년대 홈비디오 영상 등 기증자료는 처음 촬영·기록하던 때에는 개인의 영역이었으나 기증을 통해 우리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거듭났다. 이번에 전시되는 자료는 우리의 민속과 일상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록한 6인의 아키비스트(민속학자·사진가)의 기증품이다.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한국 사회 전반에서 소멸돼 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으로, 오늘날 삶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통영 앞바다를 배경으로 열리는 국내 최대 음악 축제인 ‘통영국제음악제’가 내년 봄 우리 곁을 찾아 온다. 2023 통영국제음악제는 ‘경계를 넘어(Beyond Borders)’를 주제로 내년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2002년 처음 시작됐으며,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현대음악제 중 하나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체코 대표 현대음악작곡가 ‘온드레이 아다멕’, 바이올리니스트 거장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한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각각 레지던스 작곡가와 레지던스 연주자로 참여한다. 31일 오후 5시 열리는 개막무대는 20세기 미국의 작곡가이자 이론가였던 ‘해리 파치’가 발명한 여러 악기와 한 옥타브를 43음으로 나눈 미분음 음계 등을 사용한 ‘해리 파치 : 플렉트럼과 타악기 춤’ 공연이 한국 초연된다. 4일과 5일에는 2013년 작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한 ‘미셸 판 데르 아’의 최신작이자 통영국제음악재단이 공동위촉·제작한 ‘북 오브 워터’ 공연이 열린다. 8일과 9일에는 ‘온드레이 아다멕’의 2012년 작품 ‘디너’가 아시아 초연으로 무대에 오
탄광지역을 정서적인 고향으로 삼고 주목받는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이가 아버지 고향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강원대 음악학과장을 맡고 있는 강우성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다. 영월군이 마련한 송년맞이 피아니스트 강우성 초청 음악회가 21일 오후 7시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강 피아니스트의 아버지이자 1970년대 대중음악을 주름잡았던 강근식 기타리스트도 무대에 함께 올라 영상과 함께 이야기를 공유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강근식 기타리스트는 1946년 평양에서 태어나 6‧25전쟁 1·4 후퇴 당시 영월 상동으로 피난을 와 유년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전설적인 밴드 ‘동방의 빛’ 에서 기타리스트로 활약했고, '세시봉 친구들'로 관심을 모은 이장희,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조동진 등 당대 최고 포크 가수들의 세션으로 참여했다. 강우성 피아니스트의 영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피아니스트가 아버지인 강근식 기타리스트를 보듬어 준 영월 주민들을 위해 보은의 의미를 담아 공연을 준비했고, 소식을 들은 영월군과 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힘을 모으며 성사됐다. 공연에서는 그의 자작곡 ‘Confession’(고백), ‘Pure Heart’(순수한 마음) 등을 들을 수 있다. 테
국내외 갤러리들이 소속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 현대미술의 흐름과 미술 정보를 들여다볼 기회가 될 전망이다. ‘탐라국제아트페어 2022’가 22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2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센터에서 열린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제주의 생태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에코 아트페어’를 지향한다. 대표 이미지 역시 ‘제주의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예술이 조화로운 섬’을 주제로 제주의 자연을 대표하는 오름과 동백, 밤바다 이미지로 디자인했다. 이번 탐라국제아트페어에는 프랑스, 미국, 독일, 일본 등 총 8개국, 32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제주에서도 갤러리 노리, 갤러리 데이지, 공간오름, 루씨손 아뜰리에, 서이 아트 스페이스, 현인갤러리 등 6개 갤러리가 참여해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미셸 들라크루아 작품을 비롯해 이배, 최병소, 하태임 등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160여 명의 작가가 6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중에는 제주를 거점으로 활동했던 변시지 화백과 장리석 화백의 작품과 김수연, 전현선, 이해강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포함됐다. 특별전 부스에서는 제주 작가 9명이 인간의 감정을 방법론
5년간 24억 들여 완성한 전북·전남·광주 등 호남권 역사서 ‘전라도 천년사’가 오는 21일 봉정식을 앞둔 가운데 역사를 왜곡해 작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도는 향후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이하 도민연대)는 19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은 그 내용에 있어 상당 부분이 ‘일제 식민사관’에 기초해 서술됐다”며 “오는 21일 예정된 ‘전라도 천년사’ 봉정식을 취소하고 최종본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공개 검증 실시 후 출판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의 최초 사서인 ‘일본서기’와 일본 야마토왜가 4세기 후반 한반도 남부지역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에서 우리나라 옛 지명과 관련해 남원을 ‘기문국’으로 장수는 ‘반파국’으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명이 전라도 천년사에서 사용돼 역사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민연대는 “전라도 천년사가 잘못된 역사관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전북도는 식민사관으로 만들어진 전라도 천년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도가 계획대로 봉정식을 오는 21일 개최할 경우 추가 집회도 진행하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푸른 눈을 가진 그는 거듭 고민했다. 한국어 단어 하나도 신중히 골랐다. 영화평론가이자 번역가인 달시 파켓(50·Darcy Paquet)은 말도 최대한 적확하게 하려 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시작한 한국 영화 번역. ‘기생충’에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까지 20년간 작업이 이어졌다.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김지운 등 세계적 감독이 믿고 영어 자막을 맡겼다. ‘비상선언’ ‘모가디슈’ ‘택시운전사’ ‘곡성’ ‘암살’ 등 수많은 작품이 그의 손을 거쳤다. 한국 영화 세계화에 앞장선 그가 부산에서 번역 수업에 나섰다. 영화·영상 자막 번역 전문가 양성 교육을 20일까지 진행했다. 2017년부터 교수를 맡은 수영구 광안동 부산아시아영화학교에서 따로 수강생을 모집했다. 영화학교 도서관에서 지난 12일 그를 만나 이유를 물었다. 파켓 교수는 새로운 번역가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가 많아진 데다 해외 합작은 미리 시나리오 번역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막 번역 전문회사를 차렸는데 4명으로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감독과 여러 번역가가 체크할 수 있어야 좋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찐빵을 한 입 베어 물면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의 온기와 팥소의 달콤함이 온몸으로 퍼지는 추억을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다. 쌀쌀한 날씨, 출출한 시장기를 달래는데 찐빵만 한 것이 없다. 횡성 안흥손찐빵은 유래가 깊다. 횡성은 지리적으로 사통팔달 교통 요지에 자리 잡아 예로부터 상권이 발달했다. 특히 안흥(安興)은 태백산맥을 거쳐 동해안과 수도권을 오가는 길목이다. 대관령을 넘나들며 바닷가와 한양을 잇는 머나먼 길을 며칠, 몇 달씩 걸어 이동해야 했던 나그네들에게는 식사만큼이나 배고픔을 달래 줄 요긴한 간식이 절실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안흥에서는 막걸리와 밀가루 반죽을 숙성시켜 만든 찐빵이 한 끼 식사를 대신했다. 보관과 이동의 편리성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안흥은 물 좋기로 유명하다. 둔내에서 시작된 하천이 주천(酒泉)강으로 접어든다. 영월 주천은 순우리말로 술샘이다. 국내 최대 전통주 제조 기업인 국순당이 모든 생산시설을 안흥 인근인 둔내에 집결한 이유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옛날 술 하면 막걸리였고, 좋은 물이 필수였다. 농협 계약 재배 100% 국내산 팥 사용 수십년 빵 만들어 온 장인들 손수 빚어 3번의 숙성 거쳐 식어
강원도청이 2028년까지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 일원으로 이전한다. 강원도는 20일 제6차 강원도 신청사 건립 부지선정위원회를 열고 강원특별자치도 신청사 건립부지로 동내면 고은리 443번지 일원(10만㎡)을 최종 선정했다. 이날 진행된 위원회에서는 동내면 고은리 일원과 우두동 구 농업기술원 부지 두 곳에 대해 최종 평가를 진행했으며 동내면 고은리가 100점 만점에 평균 86.8점, 우두동 구 농업기술원이 75.6점을 받았다. 평가기준 중 접근 편리성과 장래 확장성에서는 동내면 고은리 부지가, 개발비용 경제성과 개발 용이성에서는 우두동 구 농업기술원 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위원별로는 6차 위원회에 참석한 총 16명의 위원 중 13명이 동내면 고은리 부지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전문 연구기관을 통해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에 착수, 2024년 상반기 내 완료할 계획이다. 중앙투자심사 등의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2025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 6월 완공 예정이다. 다만 이 일대는 96%가 사유지라는 점에서 건축비 외에 보상비용의 추가 발생이 불가피하다. 강원도는 도청사 건축비를 3,000억원 가량, 보상비는 760억원 가량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