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2도 한파가 들이닥친 지난 16일 오전 7시 수원시 우만동4단지 정류장, 30여명의 도민들이 손발을 떨며 도로 한 쪽을 지켜보고 있다. 사회초년생 20대 여성 이모씨는 "버스 2대를 그냥 지나치면서 40분이 늦어져 급하게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고 있다. 예상보다 한 시간 정도 늦을 것 같다"고 했다. 강남, 잠실 등 서울 각지로 가는 광역버스들이 정차하는 이곳은 한 달 전 입석금지가 시행된 뒤 최소 3~40분 가량을 대기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이날도 30분 동안 1007번, 8800번, 3007번 등 광역버스들의 잔여석이 최소 2회 이상씩 '0석'을 가리킨 채 무정차 통과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고속도로 진입 직전에 위치한 용인시 서수지IC입구 정류장에서도 도민 20여명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며 여전한 '출근 대란'을 보여줬다. 특히 서울역 방향으로 향하는 노선은 하나(5500-2번)밖에 없어 도가 긴급 전세버스 지원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날 한 시간 동안 두 대의 버스가 만석으로 지나쳤다. 해당 버스를 기다리던 50대 남성 김모씨는 "증차 이후에도 여전히 30분 이상 기다리게 되면서 집에서 잔여석을 보고 맞춰서 나온다"고 말했다. 절반(46%
경남도의회가 지난 4월 부울경 특별연합 출범의 근거로 통과시켰던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이 8개월 만에 폐기됐다. 경남도의회는 15일 제400회 정례회 기간 제5차 본회의를 열고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 폐지규약안을 원안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 류경완(남해)·한상현(비례) 의원의 반대토론에 이어 국민의힘 조영제(함안1)·박준(창원4) 의원이 찬성토론에 나서며 표결에 부쳐진 폐지규약안은 기명 전자투표 결과 재석의원 61명 중 56명의 찬성으로 통과했다. 반대 4명, 기권 1명이었다. 다만 토론에서 국민의힘 측이 당초 규약안 처리 때 11대 도의회 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처리했다고 비판한 가운데 이날 폐지규약안 의결 역시 같은 형태로 이뤄진 점, 또 부산시의회가 심의보류 이유로 삼은 ‘법적 근거 없는 규약안 폐지’에 대한 언급이 나오며 논란이 될 전망이다. 류경완 의원은 “특별연합은 지난 4월 출범한 상태이므로 3개 시도는 1월 1일 사무개시일까지 특별연합단체장을 선출하고 특별연합의회를 구성할 책임과 의무가 있었으나 방기했다. 또 이미 출범했으니 연합의회의 의결 절차를 따라 탈퇴를 거쳐야 한다. 규약안 폐지라는 건 지방자치법에도, 규약에도 없는 절차적 민주주의
지난 10월 강릉에서 발생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의 낙탄 사고 원인은 미사일의 자세를 측정하는 장치인 '자이로스코프' 오류로 추정된다는 최종 분석이 나왔다. 16일 국방부·합동참모본부·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이 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미사일 내부 자이로스코프가 계측해 구동부로 전달하는 정보에서 나타난 오류가 낙탄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센서 오류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을 전수조사하고, 비행 안전장치를 추가 개발해 재발을 막을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16일 "사고가 난 현무-2C의 경우 계측데이터가 없고 현장 증언을 통한 궤적 추적 등으로 제어계통상 문제일 것으로 추정했다"면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오류를 분류하고 이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구동장치나 유도장치 문제는 아닐 것이란 합리적 추론을 도출했고 (추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관성항법장치 중 센서 자이로스코프 오류로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군관계자는 "자이로스코프 안에도 매우 많은 부품이 있고, 어디가 고장인지는 모른다"며 "오랫동안 미사일을 개발했으나 (미사일이) 뒤로 돌아오는 경우는 없었다. 자이로스코프 결함은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라
제주 여성에게 민족과 국가는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독립’과 ‘자존’은 무엇인지를 묻고 답한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마련하는 윤석남 작가 특별기획전 ‘제주여성 독립운동가’전이 16일부터 내년 3월 7일까지 제주여성역사문화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난 윤 작가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신의 어머니를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며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자리를 굳혔다. 윤 작가는 여성에게 내재한 강인함과 생명력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통해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번 기획전 역시 윤 작가의 시선으로 강평국, 김시숙, 고수선, 최정숙, 김옥련, 부춘화 등 제주 여성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채색 초상화로 담아내며 재조명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라는 격랑의 시기에 식민통치와 가부장적 사회구조,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서 여성교육을 통해 여성의식을 뿌리내리고 확장시켰다. 윤 작가는 “당시 우리 민족이 처했던 정치적 한계와 특히 여성이 처했던 사회적 한계라는 겹겹의 굴레를 떨치고 정치적 독립과 함께 여성의 존엄을 얻고자 했던 여성 독립의 주체를 호명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성독립운동가 100인의 초상을 완성하는 것
방서현 작가가 장편 소설 <좀비시대>(리토피아)를 출간했다. 책은 '세뇌 교육 연수원', '악덕 지국', '이상한 사람들', '수아의 일기', '전사가 되다', '도시에 버려지다'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습지 방문 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방 작가는 물질만능주의 사상으로 사람들에게서 더는 순수성과 양심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등장인물을 돈과 권력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로 설정했다. 그는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가 인간성을 상실한 좀비시대라고 말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교묘하게 자신을 감추고,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자 했다. 이 책은 돈과 권력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과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이 비슷한 면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학 나눔 도서보급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고명철 문학평론가는 "이 책을 읽는 것은 좁게는 학습지 교사가 겪고 있는 부당한 노동의 처우와 지옥의 현실에 대한 사회적 고발이다. 넓게는 21세기 새로운 노동 고용의 형태로 팽배해지고 있
13년 만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가 개봉 첫날인 14일 국내에서 약 3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개봉한 ‘아바타2’는 35만 9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2009년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아바타’의 개봉일 관람객 수(20만 5000여 명)을 넘는 수치다. 다만 올해 국내 최다 관객수를 기록한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46만 7000명)보다는 개봉일 관람객 수가 적었다. 외화 중에는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18만 8000여 명)을 뛰어넘으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아바타2’의 예매율은 이날 오전 7시 45분 기준 87.3%, 예매관객수는 96만 7000여명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연출한 ‘아바타2’는 인간에서 나비족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가 이룬 가족이 맞게 된 무자비한 위협, 생존을 위한 여정 등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3일 대구 중구 전시공간 '공간독립'에선 '내 말 좀 들어봐'란 이름의 미술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안내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QR코드를 통해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란 안내였다. "익숙한 길을 걷다 알 수 없는 도시로…." QR코드를 스캔하자 경쾌하면서도 다소 우울한 느낌을 주는 'CITY'(시티)란 노래가 흘러나왔다. 안내대로 김서울 작가의 작품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취방 같은 좁은 공간에, 옷을 형상화한 판화 작품이 빽빽이 걸린 설치작업, 노래와 작업이 묘한 어울림을 느끼게 한 독특한 경험이었다. 이 전시는 밴드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과 미술작가인 김서울‧미늉킴‧미소 간 협업 프로젝트다. 김서울 작가는 서울과 도쿄라는 대도시 2곳에서 생활한 경험을 토대로 옛 자취방의 기억을 '홀로상자'란 작품에 담았다.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은 김서울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대도시 속 홀로 사는 여성의 고독과 두려움 등을 상상하며 'CITY'란 노래를 썼다. 비슷한 상황을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도 이 곡에 함께 담았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이는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에서 베이스기타와 보컬을 담당하는 배미나(36) 씨. 뮤지션이 기
대전예술의전당은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제작연극 '파우스트'를 이준우 연출, 윤성호 각색의 무대로 선보인다. 희곡 '파우스트'는 대전예당의 17번째 작품으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60년 필생의 역작이자 독일 문학의 진수로 불린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극 중 대사처럼 끊임없이 갈망하고 방황하는 인간 파우스트의 여정을 살펴보고 우리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되짚어본다는 취지로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예당은 전했다. 선과 악, 신과 인간 등 무수한 대립항을 품고 있는 원작 파우스트는 방대한 분량으로 보통 1부만 공연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1부와 2부로 구성해 1부 그레트헨의 비극을, 2부에서는 간척 사업 내용을 집약적으로 담아낸다. 먼저 1부는 파우스트의 육체적 욕망과 사랑 그리고 그레트헨의 파멸 속에서 갈등하는 모습에 집중한다. 2부에선 지배자로서 이상적인 미래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속에서 범해지는 비윤리적인 행동들, 파우스트의 고뇌하는 내면의 심리를 섬세하고 밀도 높게 표현한다. 아울러 관능적 향락과 욕망의 충족으로 파우스트를 유혹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시선도 흥미롭게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선 파우스트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우리 귀에 익숙한 캐롤을 노래와 연주로 만나볼 수 있는 따뜻한 연말 공연이 마련됐다. 한국음악예술교육협회와 앙상블 한음·한음피아가 주최·주관하는 ‘크리스마스 여행’이 17일 오후 7시 30분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무대에는 한국음악예술교육협회 회원인 정진숙, 김성아, 박혜림, 이강은 등 16명의 피아니스트와 신유빈 바이올리니스트, 플룻에 김명하, 첼로에 조용상, 보컬에 문세빈이 함께한다. 먼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으로 무대를 열고, 피아졸라의 ‘사계’ 중 ‘겨울’을 무대에 올린다. 이어 ‘징글벨’과 ‘크리스마스엔 축복을’, 에밀발트토이펠의 ‘스케이트 왈츠’를 선보인다. 다음으로 ‘루돌프 사슴코’, ‘크리스마스 폴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 잘 알려진 크리스마스 캐롤을 노래하고 히사이시조의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선보인다. 또 ‘종소리’, ‘울면안돼’, ‘화이트 크리스마스’, ‘라스트 크리스마스’, ‘징글벨 락’ 등 캐롤 메들리도 펼친다. 기획·연출에는 문수이가 함께한다. 이날 공연은 사랑의 모금함을 통해 모아진 성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한다. 전석초대.
강원도 평창이 ‘세계 평화 도시’로 우뚝 섰다. 또 춘천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손흥민이 2022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수여하는 평화대상(피스서밋어워드)을 수상했다. 지난 11일부터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 노벨평화상 수상자 월드서밋 강원’ 은 평창을 세계평화도시로 선포하고 4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행사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전 세계 47개국 기관·단체, 청년 1,000여명이 참석,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해 뜨겁게 토론했다. 이날 폐회식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예카테리나 자글라디나 노벨평화상 월드서밋 사무총장은 심재국 평창군수에게 ‘평화도시 증서’를 전달했다. 심 군수는 평화도시 선언 연설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마무리와 올림픽 유산의 계승을 위한 노력들이 오늘 소중한 결실을 얻었다” 며 “올림픽 개최도시를 넘어 이제는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주도하고 평화 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평창군의 열정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은 최종선언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이들은 “한반도는 극명한 분단을 겪고 있다. 한편은 자유와 번영은 누리지만 다른 한편은 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