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壬寅年)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가운데 내년부터 새로운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원년에 접어들면서 충청권의 주요 현안이 해결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은 물론 단체장들의 비전 실현을 위한 SOC사업, 경제, 산업 등 분야별 발전 기반을 본격적으로 쌓아야 하는 해로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행정력 집중을 통한 추동력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대전은 대전교도소 이전사업,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등 지역 숙원사업과 민선 8기 핵심 현안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정책 과제가 수북한 상황이다. 대전교도소 이전의 경우 현재 공기업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돼 관련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완료될 예정으로 이후 그린벨트 관리계획 변경, 도시관리계획 결정 등 2024년 착공을 위해 남은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계룡-신탄진, 35.4㎞) 사업은 최근 트램과 일부 구간(서대전역4-가수원4) 중복 등을 이유로 수요예측 재조사에 들어가면서 내년 하반기 착공으로 1년 여 미뤄진 상태다. 충청권 메가시티, 대전도시철도 등 굵직한 사업과 상호 연계된 만큼 조속한 사업 추진
광주·전남지역의 기록적인 겨울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최초 수력발전용 댐인 보성강댐 물을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전환해 활용하게 된다. 현 추세로 가뭄이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에 제한급수는 물론 내년 홍수기 전 광주·전남의 생활·공업용수를 대는 댐들이 모두 말라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성강댐 물을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으로 사용하게 되면 극심한 가뭄에 따른 용수 부족에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광주·전남 상수원인 주암댐 상류에 있는 보성강댐 발전을 중단하고, 보성강댐 용수를 생활·공업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7월19일부터 보성강댐의 발전용수 중 일부를 주암댐으로 흘려 보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일부 농업용수를 제외하고는 가뭄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모든 발전을 중단하고 주암댐으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보성감댐은 전력 생산을 위해 득량만 방면으로 최근 10년간 상반기(1~6월)에만 4400만t의 물을 흘려보냈다. 이 물은 수력발전을 위해 흘려보냈고 일부는 득량만 지역에서 농업용수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광주·전남지역 가뭄 장기화를 극복하기 위해 방류 방향을 보성강 본류 방면으로 변경해 주암댐으로 수문을 방류하
"하와이 동포 중에 독립운동 자금을 대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지난 22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시 오아후 공동묘지에서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장이 초창기 한인 이민자들의 묘비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오아후 공동묘지에는 호놀룰루 초창기 한인 이민자 수백명이 묻혀 있다. 묘비에는 출생·사망 연도와 날짜, 이름과 본적, 사진 등이 새겨져 있어 누구의 무덤인지 알 수 있다. 독립운동 행적이 적힌 경우도 있다. 일부 묘비에는 독립운동 행적 기록 "당시 자금 대지 않은 사람 없을것" "월급 17달러, 매달 1달러 이상 내" 하얀색 묘비에 영어(MIN)와 한자(閔)로 성씨를 적은 독립운동가 민찬호(1877~1954) 목사의 묘지가 눈길을 끈다. 1905년 호놀룰루 한인감리교회 2대 목사로 부임한 그는 하와이에서 이승만(1875~1965) 박사와 함께 동지회를 창립하고 교민단 총단장을 역임했다. 민 목사는 1909년부터 1945년까지 독립의연금, 군수금 등의 명목으로 여러 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으며, 정부는 이러한 공훈을 인정해 2016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여성 독립운동가 김노디(1898~1972) 선생의 묘비에는 생전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입니다. 원하지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선물을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다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28일 오전 0시 4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문을 나오며 이렇게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없이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이날 출소하게 됐다. 그는 "국민통합을 위해서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훨씬 더 잘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한다"며 "국민통합과 관련해서는 저로서도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제가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
10여년간 답보 상태인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망상지구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이 오는 30일 망상 제3지구 실시계획을 승인 및 고시하면서 사업 추진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망상지구는 2013년 2월 최초 지정 고시된 이후 10여년간 개발사업 시행자 지정, 취소, 대체 지정을 반복하며 수많은 우려와 질타를 받아왔으나 이번 실시계획 승인으로 사업 추진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까지 동해시와의 실무협의회의를 재개하고, 원주지방환경청 등 총 40개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동해시 도시기본계획, 상·하수 처리계획,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 협의 등을 모두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이에따라 망상 제3지구인 동해시 망상해변 14만2,048㎡ 일원에 2026년까지 36층 규모의 호텔과 인피니티풀, 쇼핑몰 등이 포함된 복합 글로벌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과 상하이타워 등을 설계한 세계 1위 건축설계 기업인 미국의 겐슬러(Gensler)사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동해시는 27일 망상2·3지구 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지역사회와의
전기요금, 가스요금, 상·하수도요금, 전기차 충전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이 내년 초부터 줄줄이 인상된다. 여기에다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면서 휘발유 가격도 오르게 되는 등 새해 벽두부터 서민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중으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 적자가 누적돼 내년에 상당 폭의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인상 폭이 어느 정도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상당 폭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올해 전기요금이 세 차례 인상된데 이어 내년에는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7일 내년 1월 1일부터 제주도 내에 구축된 개방형 충전기 충전요금을 기존 ㎾h당 292원에 320원(50㎾ 기준)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환경부 충전기요금과 민간사업자 충전기요금은 지난 9월부터 인상돼 적용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7월부터 한국전력의 전기차 충전기 전기요금 특례 할인폐지와 전기요금 상승 등으로 충전요
“대학 등록금이 없어 꿈을 접어야 하는 전주의 학생들과 소년·소녀 가장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주에서 해마다 노송동 주민센터에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해 온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꿈을 접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해 온정을 베풀었다. 벌써 23년째 이어진 선행이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노송동 주민센터에 ‘발신자 표시’가 제한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매년 성탄절을 전후로 찾아오는 얼굴 없는 천사였다. 천사는 “성산교회 오르막길 부근에 있는 차 뒷바퀴에 상자를 두었습니다.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통화 내용에 따라 현장에 달려나간 직원들은 성산교회 앞 차량에서 A4용지 상자를 찾을 수 있었다. 상자에는 오만원권 지폐 다발과 빨간 돼지 저금통, 편지가 들어 있었다. 이날 천사가 두고 간 금액은 총 7600만 5580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로 23년째 총 24차례에 걸쳐 기부한 성금은 8억 8473만 3690원이 됐다.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이 천사는 매년 성탄절 전후로 거액의 성금과 편지가 담긴 상자를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에 두고 사라지는
1년 전 영도의 크리스마스는 참 따뜻했어요.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이는 주택가 주황색, 흰색 불빛이 꽁꽁 언 마음을 녹였죠. 무엇보다 여기선 더 이상 엄마와 떨어져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중국에서 살 때 엄마가 돈을 벌어 오겠다며 먼저 한국에 갔었거든요. 1년 만에 집에 온 엄마는 여덟 살인 저를 데리고 라오스, 태국을 돌아 영도에 도착했어요. 그날 편의점에서 흘러나온 “징글벨~ 징글벨~” 노래를 흥얼거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런데 다시 찾아온 영도의 겨울은 왜 이렇게 추운 걸까요. 몸은 따뜻한데, 마음을 데워 주던 난로가 꺼진 것 같아요. 중국에서는 그래도 할머니와 친구들이 있었는데, 여기는 엄마도 친구도 없는 것 같아요. 제 아빠는 중국인, 엄마는 ‘북한이탈주민’이래요. “중국어 한 번 해 줘” “어느 나라에서 왔는데?”라며 호기심 갖던 학교 친구들은 하나둘 사라졌어요. 더듬거리는 한국어가 답답한지, 쉬는 시간에도 이제는 말을 걸지 않아요. 어울리고 싶어 학교를 마치고 한두 시간 운동장에 있는 친구들 곁을 뱅뱅 돌거나 바로 옆에서 혼자 공놀이도 해 봤어요. 친구들에겐 내가 떠도는 유령처럼, 보이지 않나 봐요. 방학 때
밀항으로 일본 오사카 이카이노에 터전을 마련한 사람들이 있다.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히라노 운하를 중심으로 닭장 같은 집에 모여 사는 이들은 차별과 저임금, 민족 내부의 갈등을 겪으며 한국과 일본,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들이다. 그들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재일한국인이다. 디아스포라(Diaspora). 흩어진 사람들. 경계인. 살아남기 위해 일본 오사카로 밀항한 재일한국인의 이야기가 연극 무대에 오른다. 강원도 원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극단 노뜰(대표 원영오)과 간드락 오순희 대표가 함께 마련하는 연극 ‘이방(異邦)의 물고기’가 29일부터 31일까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공연장 BeIN;(비인)에서 선보인다. ‘이방의 물고기’는 1년 동안의 조사를 기반으로 완성됐다.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진행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이 과정을 연극적 구성으로 풀어냈다. 원영오 대표는 “이카이노의 그들은 밤마다 히라노 운하를 서성이다 하루의 고통을 잊을 듯 운하에 몸을 던진다. 그들은 밤새 히라노 운하의 잉어가 되어 어두운 물속을 유영하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이카이노의 삶을 산다”고 비유하며 “‘연극적 상상력’을 동원해
전주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된 영화배우 정준호와 민성욱 현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 26일 전주시장실에서 임명장을 받고 새 집행부 정식 출범을 알렸다. 지난 15일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 전환 공지와 함께 영화제는 바람 잘 날 없이 영화제 안팎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은 정 집행위원장의 임명을 반대해 온 영화인 이사들이 이사회 직후 줄이어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혼란이 커졌다. 지금까지도 일각에서는 독립과 대안의 가치를 지닌 영화제의 색깔이 정 집행위원장의 선출로 흐릿해지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와 정 집행위원장의 오랜 영화인 경험이 영화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이날 정 집행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저 역시도 인지하고 있다. 23년을 달려온 영화제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심적 부담과 고민도 있었다"며 "영화제는 영화인의 축제고 전주시민, 전 세계 영화 팬들이 함께 즐기는 자리기 때문에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우려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 시장은 공동 집행위원장에 영화제가 지닌 가치는 끝까지 지켜 줄 것을 요청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