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계약 입찰 조건을 어기고 공사 기간 연장안을 낸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가덕신공항 기본설계에 대해 공식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부산시는 새 정부가 이제는 혼란을 매듭짓고 조속한 착공을 위해 기존 공기대로 다음 입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9일과 10일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중심위)를 열어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본설계안을 심의했고, 그 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설계안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번 중심위는 국토부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중단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로 진행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4월 28일 입찰 공고의 공사 기간인 84개월(7년)보다 2년 긴 108개월(9년)을 반영해 기본설계를 제출했고, 정부 보완 요구도 거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적격 처리를 한 이유는 기본설계안의 공사 기간이 입찰 조건에 제시한 공사 기간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설계안이 적격 판정을 받으려면 △입찰 조건을 유지했는지 △설계 점수가 기본 점수 이상을 받았는지 △중대한 하자는 없는지 등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입찰 조건의
인천 제3연륙교(서구 청라~중구 영종) 준공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통행료 문제는 아직도 원점이다. 협상 주체인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의 줄다리기가 길어지는 사이 사업비를 부담한 영종·청라 주민들은 ‘하루 1회 왕복 무료’라는 반쪽짜리 정책으로 공공도로를 써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6월 중 계획한 제3연륙교 ‘통행료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인천시가 부담해야 할 기존 민자도로(영종·인천대교)의 손실보전금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3연륙교 유료화(통행료)를 먼저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올해 12월이면 제3연륙교가 준공된다. 하지만 인천시는 영종·청라 주민에 한해 ‘하루 1회 왕복 무료’를 제시했을 뿐 통행료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제3연륙교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중구 영종국제도시를 연결하는 길이 4.7㎞의 왕복 6차선 도로다. 사업비 7천709억원 가운데 6천200억원은 영종·청라 조성원가에 반영돼 주민들이 부담한 셈이다. 제3연륙교 건설은 계획보다 10년 넘게 지연됐다. 국토부와 기존 민자도로 사업자가 맺은 ‘경쟁방지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에는 제3연륙교가 생겨 기존 민자도로 교통량이 ‘현저히 감소’하면 정
경남도의회가 ‘부전~마산 복선전철 승강장안전문(PSD) 교체사업’의 지지부진한 진행을 지적하고 부전과 마산을 잇는 철도사업의 적기 개통을 촉구했다. 경남도의회 정쌍학(창원10·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열린 제424회 정례회 제1차 건설소방위원회 2024회계연도 경상남도 결산 예비심사에서 “‘부전~마산 복선전철 승강장안전문 교체사업’ 추진실적을 보면 공정률이 현재 10% 불과하다”며 사업 지연 사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표주업 경남도 물류공항철도과장은 “실시설계를 포함해 3월에 착공했고 현재 PSD 교체 작업 중에 있다. 현재 시점 공정률은 45%이고, 10월 안에는 준공될 것”이라고 대답하자, 정 의원은 “가장 중요한 건 빠른 개통이다. 작년에도 신속한 개통을 지적했으나 많이 늦어지고 있다”며 빠른 진행을 당부했다. 승강장안전문 교체는 부전~마산선 구간에 있는 장유역, 부경경마공원역, 강서금호역, 사상역 등 4개 역에서 이뤄진다. 총사업비는 127억원으로 도가 25억4000만원을 부담한다. 정 의원에 따르면 부전~마산 복선전철 철도 사업의 공정률은 2020년 지반침하 사고 발생 당시 97.8%였고 이후 5년째 멈춰 있다. 국토교통부와 스마트레일은 이후 복구공
강원일보 창간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강원의 역사展’이 11일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1945년 광복 직후 독립운동 조직인 문화동지회가 창간한 강원도 최초의 일간지, 강원일보가 80년간 이어온 기록의 여정, 그 궤적들을 집대성한 것이다. 이날 관람객들은 강원일보의 지난 발자취를 입체적, 시각적 아카이브(archive)로 풀어낸 전시장을 돌아보며 강원특별자치도민과 함께 호흡해 온 강원도 최고 언론의 발자취는 물론, 강원도의 현대사와 그 흐름을 함께해 온 기록의 가치를 되새겼다. 전시장은 총 17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입구에서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기자증을 제작해 목에 걸고 기자의 시선으로 전시장을 둘러봤다. 지난 80년 간 신문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강원일보 연혁’과 ‘제호변천사’, ‘시대별 신문’ 코너부터 ‘특종 및 수상사진’, ‘특종기사’ 섹션까지 전시는 강원일보의 저널리즘 현장을 생생히 전했다. 언론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특종 보도와 시대별 지면은 물론 취재 현장에서 사용된 기자들의 수첩과 원고지, 사진전송기와 타자기 등 실제 취재 활동에 사용된 물품들도 함께 전시돼 현장감을 더했다.
새만금에 조성 중인 첫 정주형 도시인 ‘수변도시’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제학교' 유치·설립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학교가 새만금 수변도시 개발 전략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이유는, 새만금이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주거, 교육,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정주형 도시로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국제학교는 단지 외국인 자녀를 위한 교육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외국계 기업 유치, 전문 인력의 장기 정착, 도시 브랜드 가치 제고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유도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국제학교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새만금개발공사 역시 수변도시 분양 전략 중 최우선 과제로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개발공사는 국제학교가 주한미군 자녀, 향후 유입될 중국계 기업 자녀, 수도권 고소득층 자녀 등 내·외국인 수요를 고르게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이러한 전략이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지역은 국제학교 유치를 통해 고급 주거 수요를 창출하고, 외국인 투자를 촉진했으며, 도시 브랜드도 크게 끌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핵심공간인 민주평화교류원의 운영주체를 행정안전부와 보훈부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평화교류원(민평)은 옛 전남도청 본관·별관, 도청 회의실, 상무관, 전남도경찰국 본관, 민원실 등 5·18 광주민주화운동 6개 유적을 아우른 공간으로, ACC를 구성하는 6개원의 하나다. 민평은 ACC의 정체성이자 아시아문화 교류·거점을 표방한 ACC의 존립 근거로 문화전당 건물 대부분이 지하에 배치된 것도 5월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11일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강당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 건물 명칭 및 운영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는 현재 진행 중인 복원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5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민평의 운영방식을 공론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제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해 문체부가 발주한 ‘옛 전남도청 복원건물(전시관 등) 조직 구성·운영 방안 기본 연구(용역)’가 공개됐다는 점이다. 사실상 민평의 분리를 검토하는 내용이다. 5월 단체는 문체부가 민평 공간(5·18 유적) 훼손 논란을 거쳐 복원작업을 진행하면서 민평 운영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 ‘동백동산’ 일원에서 물, 숲, 새 등 자연을 테마로 한 축제가 펼쳐진다. 주민들이 마련한 올해 축제는 ‘습지&숲! 우리의 생명, 건강한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탐방객들을 초대한다. 선흘1리 주민들은 지난해까지 이어온 행사 기획에서부터 프로그램 운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더욱 다채롭고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해 가족 중심의 힐링 축제로 준비했다. 선흘곶동백동산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이 행사는 제주특별자치도 후원으로 마련됐다. 개막식은 14일 오전 10시40분 동백동산습지센터 야외 무대에서 열린다. 조천읍민속보존회의 길트기에 이어 노래를 통해 제주어를 알리는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친다. 오후 11시 개회 선언이 이뤄지면 ‘제주비보이’와 주민들로 구성된 ‘선흘 푸른울림브라스밴드’ 공연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이날 오후 1시30분에는 박순동과 첼리스트 문지윤의 콜라보 팀인 ‘뚜럼브라더스’가 소멸 위기를 맞은 제주어로 만든 창작 노래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한다. 이어 2인조 퓨전 국악팀 ‘연록’이 가야금과 보컬로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무대를 선보인다. 마임이스트 이경식도 ‘
2025 춘천영화제가 11일 오후 2시부터 예매를 시작, 본격적인 축제 초읽기에 들어간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하는 춘천영화제는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춘천예술촌과 메가박스 남춘천에서 열린다. 안준국·조현경 감독의 ‘미션’으로 문을 여는 영화제는 17편의 장편과 32편의 단편 등 총 49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춘천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부문인 ‘한국단편경쟁’에서는 1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1,236편의 출품작 중 예심을 거쳐 선발된 작품들은 독립영화의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한국단편쟁 심사위원으로 김금순 배우, 김영진 영화평론가, 장건재 감독이 위촉돼 춘천영화제의 정체성을 견고히 할 작품들을 선정한다. 독립영화의 정수를 선보이는 ‘인디시네마’ 부문에서는 5편의 장편영화와 3편의 단편영화가 소개된다. 이어 시대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 포커스’와 애니메이션으로 세상을 들여다 보는 ‘애니 초이스’, 다시 극장에서 보고 싶은 가치 있는 영화를 소환하는 ‘리플레이’도 영화제를 물들인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시간도 마련됐다. ‘변호인’, ‘강철비’ 등으로 강렬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 양우석 감독을 ‘클로즈업’ 부문서 만난다. ‘액터스 체어’ 부
음악을 통해 생명 나눔 운동을 펼치고, 음악을 들으면서 책과 한 발짝 더 가까워진다. 최근 부산에서는 특정 이슈를 이끌어가기 위한 매개체로서의 음악 공연이 활발해지고 있다. ■책과 음악의 색다른 조우 부산의 문화기획단체인 ‘문화유목집단동행’은 12일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에서 책과 음악이 만나는 특별한 공연인 ‘도서관 옆 음악당 두번째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세계를 음악과 이야기로 재해석하는 콘서트이다. 하루키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과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중심으로 그의 소설에 스며든 음악적 정서를 중심에 놓고 기획됐다. 정두환 문화유목집단동행 대표의 깊이 있는 해설과 함께, 하루키의 문학 속 음악을 피아노 트리오(바이올린 이현우, 첼로 조명환, 피아노 정성혜)의 연주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무대는 그런 음악적 여운을 ‘이야기’와 ‘실연’으로 풀어내며, 관객이 문학과 음악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색다른 예술적 체험을 제공한다. ‘도서관 옆 음악당’ 시리즈는 문학과 음악이 서로를 매개하며 완성되는 복합 예술 프로젝트로, 지난 4월 도서관의 날(4월 12일)을 맞
세대를 아울러 학교하면 떠올리는 건 여전히 교과서다. 교과서는 근대 교육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근대적 의미의 학교(1895년 ‘소학교령’ 발표)가 도입되면서 가장 먼저 생겨난 것이 교과서다. 근대 이전까지 혹은 그 이후에도 상당 기간 학교 역할을 한 서당 등에서 수백 년 동안 주로 쓰던 교재는 성리학의 거두 주희가 엮은 ‘소학’(小學)이었다. 한국근대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민소학독본’(國民小學讀本)은 오늘날 교육부에 해당하는 학부가 1895년 8월 간행한 최초의 국어 교과서이자 국정 교과서다. 제목에 ‘소학’이 붙었지만, 성리학의 ‘소학’ 내용은 이 책에 없다. 책 제목에서 주목할 부분은 ‘국민’이다. 이 책은 당시 민족주의 성향을 띤 개화파 조선 정부가 근대 이전 시대 통치 대상인 ‘신민’(臣民) 개념을 근대적 의미에서의 ‘국민’으로 전환하고자, 그 국민으로서 배워야 할 이념적·정치적 내용을 반영한 교과서다. ‘국민소학독본’은 가로 18.3㎝, 세로 28㎝ 크기에 144쪽 분량이다. 한지로 제본한 전통적인 선장본이다. 학부인서체 목활자를 사용해 국한문혼용체로 간행했다. 전통적 형태의 책으로 펴낸 근대적 의미의 교과서이면서 국한문혼용체를 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