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전통을 넘어 현대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담는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음악과 복장, 춤선의 근원은 전통무용에서 시작됐지만 이를 계승한 무용가들의 예술혼이 더해져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다. 젊은 안무자 4인4색의 개성으로 풀어낸 춤을 다채롭게 담아낸 창작공연을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시립무용단원들의 역량과 창작 의지를 도출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다는 의미를 담은 이번 무대는 우리의 내면과 일상을 단원 개개인의 독특한 감각과 춤으로 구현해낸 자유롭고 참신한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무대는 시립무용단원 중 공모를 통해 4명의 안무자를 선정해 각자의 개성과 역량이 돋보이는 창작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서막을 여는 유아리 단원의 'Everything will be OK'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다 희생당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재현 단원과 호흡을 맞추는 이번 무대는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넋을 춤으로써 기리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두 번째로 펼쳐지는 서예린 단원의 '이연(異緣)'은 사랑을 나누던 연인이 모종의 사유로 이별한 후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춤으로 애틋하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부여 나성 10차 발굴조사에서 북쪽 출입시설이 확인됐다. 부여 나성은 백제 사비도성의 외곽성으로, 도성을 보호하고 내·외부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외곽성은 사비 천도(538년) 전후 시기에 쌓은 것으로 사비도성이 계획도시였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핵심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부여 나성 중 북나성에 대한 10차 발굴조사로, 북나성에서 부소산성으로 이어지는 성벽의 진행 방향과 축조양상을 규명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의 진행된다. 도성 내·외부를 연결하는 외곽성 문지는 모두 5곳으로 추정되며, 이중 동나성 2곳(동나성 2·3문지)에서만 그 실체가 확인되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북나성 문지가 확인됐다. 북나성 문지는 통로를 중심으로 동쪽 부분의 성벽만 확인되고, 서쪽은 유실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지의 성벽은 석축부가 최대 4단(약 1.2m)이 남아있고, 가증천의 제방에 접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다가 급하게 남쪽으로 꺾어져 진행되며 조사지역 너머로 연장되는 구조다. 문지의 형태는 바깥쪽이 넓고 안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양상으로 1998년에 조사된 동나성 3문지와 유사하다. 사비도성
알프스 지방의 시원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오는 18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 무대에 오른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은 기획공연 '마스터즈시리즈 7'을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이병욱의 객원지휘로 연주한다. 이번 무대는 이병욱 인천시향 음악감독의 객원지휘로 '브람스 교향곡 2번'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지휘하며, 전반부에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브람스 교향곡 2번'은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작품으로, 색채나 선율에 있어 밝고 즐거운 분위기가 곡 전반에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가 남긴 다른 교향곡과는 달리 인간의 온화한 마음과 자연의 맑은 숨결, 눈부신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은 트럼펫의 강한 힘과 화려한 기교가 발휘되는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인 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협연은 오랜 기간 대전시향 트럼펫 수석을 지냈던 트럼페터 임승구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가 맡아 오랜만에 단원들과 같이 호흡할 예정이다. 늘 생기가 넘치는 강렬한 연주를 선사해온 그의 호소력 짙은 트럼펫의 여운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대전시향은 이번 무대를 통해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의 마음
코로나19로 지난해 상반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대전지역 공공 공연시설들의 관객 수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에 근접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8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대전예술의전당은 올해 상반기동안 총 114개 작품 137회의 공연을 올리며 1만 9354명의 관객을 맞았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역시 총 25개 작품 41회의 공연을 진행, 6336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두 시설 모두 기획·대관공연을 합친 수치로, 지난해 휴관과 재개관을 반복하며 저조한 관객 수를 기록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월별로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코로나 3차 대유행'의 영향이 거셌던 올 1월은 전반적으로 낮은 관객 수를 기록했다. 예당은 5개 작품 5회 상연으로 510명의 관객이, 국악원은 2개 작품 2회 진행으로 179명의 관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3차 대유행이 끝난 2월부터 확진자 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당의 경우 지난 4월 초 '횟집발 코로나'로 지역 내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에서도 18개 작품 28회 상연으로 3720명의 관객을 확보했다. 국악원 역시 4월 4개 작품 5회 상연으로 510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기술과 예술의 경계, 사진은 인류와 함께 또 하나의 역사를 기록 중이다. 단순히 가장 빠르게 현장을 인증하는 도구에서 시대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와 감성을 더한 예술적 표현으로 진화해 왔다. 피사체마다 감정과 색채를 입혀 저마다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살리는 작업은 고도의 미학을 요구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사진을 '기술과 인문학적 소양을 요구하는 종합 예술'로 정의하기도 한다. 내달 6일부터 11일까지 대전예술가의집에서 렌즈에 담은 또 하나의 역사와 예술을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마련된다. 올해로 29회를 맞는 대전사진대전은 지역 사진예술의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대전광역시지회(대전사진작가협회)는 10차례의 심사를 거쳐 지난 28일 입상작 40점을 선별한 후, 이 중 대상 1점과 우수상 2점, 특선 4점, 입선 33점을 최종 선정했다. 대상을 받은 김헌일 작가의 '모정'은 자식들을 목욕시켜주는 어머니의 행복한 미소와 두 아이의 순진한 표정을 깔끔한 배경처리로 담아 자식사랑의 모성애가 깊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머니와 자식간 말없이 흐르는 사랑을 오롯이 담았다. 우수상으로 선정된 이석태 작가의 '어부
국내 주요도시와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는 창극 공연이 대전시민을 찾아온다. 국립창극단이 내달 2일과 3일, '창극계 스테디셀러'로 불리우는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 무대를 우리 소리로 채운다. 올해 7년째 공연을 맞아 새롭고 과감한 변화로 중무장해 돌아온 이번 공연은 2014년 초연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객석에서 쏟아지는 호평 속에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서울·여수·울산·안동 등 국내 11개 도시를 비롯해 프랑스 파리까지, 총 88회 공연을 통해 4만 2000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초연부터 6년간 호흡을 맞춰온 옹녀 역 이소연과 변강쇠 역 최호성 외에 매년 농익은 연기와 차진 소리를 선보여 온 국립창극단원들은 밀도감 있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음악의 디테일을 다듬고 조명과 영상, 소품, 의상 등 미장센을 수정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초연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먹색 무대를 초록색으로 바꿔 명랑하고 밝은 기운을 선사할 계획이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잃어버린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 타령'을 재창작했다. 극본·연출을 담당한 고선웅은 외설로 치부되던 '변강쇠 타령'을 오늘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지역 공연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객석 간 거리두기' 규제 완화와 자체 방역으로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데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아지면서다. 20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대전지역 공연계 누적 매출액은 12억 851만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공연계를 강타했던 전년대비(4억 3526만 원) 약 3배 상승한 수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2월 이후 대전지역 공연계 총 매출액은 3월 7억 1462만 원, 4월 6843만 원, 5월 3억 5392만 원이었다. 3월 말 확산된 '둔산발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다가 거리두기 1.5단계로 조정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다. 이달 20일 기준 대전지역 올 공연 개막편수는 144건으로 지난해(36건)보다 4배 증가했으며, 상연 횟수 역시 399회로 지난해(305회)보다 늘었다. 공연계는 이같이 공연 시장이 숨통을 트게 된 계기로 객석 간 거리두기 규제 완화와 자체 방역을 꼽았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거리두기 2.5단계에서도 공연장 방역 지침을 '동반자 외 두 칸 띄어 앉기' 또는 '좌석 한 칸 띄어 앉
문화재청이 15일 '막걸리 빚기'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지정 범위에는 막걸리를 빚는 작업과 함께 다양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 관습까지 포함했다. 보통은 고두밥을 지어 식힌 후, 쌀과 물, 누룩을 넣고 며칠간 발효시켜 체에 거르는 과정을 거쳐 만든다. 막걸리의 '막'은 '바로 지금', '바로 그때'와 '걸리'는 '거르다'를 의미한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가 한반도 전역에서 국민이 전승하고 향유하는 문화라는 점을 고려해 '아리랑',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막걸리는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에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미온', '지주', '료예' 등 막걸리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들이 확인되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등에도 막걸리로 추측되는 '백주' 등의 용어가 확인된다. 농사꾼들 사이에서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라고 할 정도로 농번기에는 농민의 땀과 갈증을 해소하는 농주로 기능했다. 조선 시대까지 막걸리는 집집마다 가양주
대전시립합창단의 기획공연 '노래하는 인문학'이 가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무대에 오른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학 작품 속 주인공의 모습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음악과 함께 풀어가는 이번 공연은 알베르 카뮈의 장편 소설 '페스트'가 준비돼 있다. 작품 착상의 기폭제가 된 '페스트'는 2차 세계대전으로 당시 프랑스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나치의 침략을 상징하고, 페스트의 종언은 프랑스의 해방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에 비추어, 절망적인 순간을 헤쳐나가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가야 함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동혁 전임지휘자의 지휘로 진행되는 이번 '노래하는 인문학'은 영상과 함께 연극인 정사사의 내레이션,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정의 연주에 대전시립합창단의 하모니가 더해져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공연에서는 재앙에 대처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노래한다. 맞서 싸우는 자, 회피하는 자, 종교에 기대는 자 등을 통해 타락하는 인간의 모습과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인류애가 대비돼 나타난다. 음악은 참담한 재앙을 고스란히 담는다. 디스틀러와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가 한적한 도시 가
대전시가 올해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문화예술인 지원에 나선 가운데 예술단체의 경우 보조금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는 지역 예술인들의 지속적인 창작 여건 조성을 위해 지난 2월과 5월에 걸쳐 1인당 창작활동비 100만 원을 지급, 현재까지 지역 예술인 2266명이 혜택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예술인 뿐 아니라 문화재단 공모사업에 참여한 전문예술인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추진했던 '예술인 긴급 지원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일각에서는 또 다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당장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생존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예술계 지원 정책이 개인 단위 지원에 치우쳐 있어 예술단체에도 '수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역 소극장과 극단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연이은 적자를 기록하며 유례 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들의 수익 구조에서 티켓 판매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관객 띄워 앉기를 시행해 유효 좌석은 50%로 기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감염 확